▲<송포유>의 한 장면
SBS
SBS <송포유>는 참 나쁜 프로그램이다. 거칠고, 잔인하며, 무섭다. 그리고 매우 씁쓸하다.
"학생들이 100일 동안 노력했다고 굉장히 갱생하거나 모범생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우리가 저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거나 "사회에서 일찍 낙인찍히거나 어른들이 밀어내버린 라인 밖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이나 사랑이 작은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는 제작진과 담당 피디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송포유>는 1부 도입부부터 출연하는 학교와 학생들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대상들인지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방황하는 아이들의 종착역'이라거나 '살짝 거친 ○○고 학생들', '나쁜 애들이 다닌다', '우리 학교 안 좋다'라는 등의 화면과 자막으로 해당 학교를 나락의 공간으로 표현했다.
또 온몸에 문신을 한 학생을 보여주거나 학교폭력 관련 사실을 고백하는 학생, 욕설하는 학생, 무질서한 모습의 학생들을 속도감 있는 화면과 큼직한 자막으로 보여주었다. 마치 범죄자를 잡는 수사물 같은 느낌의 화면처리. 거기에 카메라 꺼달라고 요구하는 학생의 모습까지도 '수틀리면 바로 폭발'이라는 자막과 함께 고스란히 내보냈다. 학생들을 충분히 희화화하고 아주 몹쓸 구경거리로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악마의 편집'이라 이름 붙일 만하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분노했고, 언론들도 덩달아 달아올랐다. 학교폭력 가해자 미화라거나 일진 미화라는 말이 따라 붙었다.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사과나 반성, 자성이나 참회가 없다고도 했다. 반성 없이 노래만 할 거냐고 비아냥대고 손가락질을 했다.
"우리 시대의 속성은 공격성을 부추긴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