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영응사
이상기
이번에 만난 전각은 법당이다. 한자로 영응사(靈應寺)라는 당호를 써놓았다. 2층으로 되어 있으며, 위층에 한자로 정불국토(淨佛國土), 여래소도(如來所都), 불광보조(佛光普照)라고 썼다. 각각 정토 즉 깨끗한 부처님의 땅, 여래가 머무는 도시, 부처님의 빛이 널리 비친다는 뜻이다.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베트남 땅에서 한자를 보기만 하면 반갑다. 영어와 독일어를 좀 하는 나도 베트남식 표기는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며칠 지내면서 기본적인 단어 몇 개는 외웠지만 그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그 밑 1층 가운데에는 영응사라는 한자가 있고, 좌우에 또 선문진정(禪門鎭靜) 해중완화(海衆安和)라고 썼다. 선종 사찰에 편안함과 고요함을, 바다의 중생들에게 편안과 조화가 있기를 기원하는 문구다. 그래서일까? 이 절을 지은 다음부터는 다낭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니 좌우에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사천왕상인지 위태보살인지 구분이 안 되는 인물이 또 지키고 있다. 이들의 형상에는 중국적인 요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