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병일
이번 전시회에서는 '종군기자 카파'로서의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영화 <카사블랑카>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 반열에 올랐던 잉그리드 버그만의 청혼을 거부한 카파. 그녀 이외에도 파멜라 처칠·일레인 저스틴·베티나 그라지아니·헤디 라마르와 로맨스까지 카파의 러브스토리는 화려하다.
하지만 그는 스페인 내전에서 잃어버린 첫사랑 게르다 타로를 끝까지 잊지 못한 순정남이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카파를 '내 양아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꼈다. 카파는 존 스타인백·피카소·어윈 쇼·마티스 등 당대의 최고의 소설가·화가들과 가까이 지내며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의 일상적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카파 사진전 관람객들은 주로 젊은 층이었다. 블로그를 통해 사진전을 알게 됐다는 김정남(23)씨는 "사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카파가 찍은 인물들의 표정이 흥미롭다"고 평했다. 교사 박미정(31)씨는 "카파가 돈을 목적으로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점을 좋아한다"며 "사람의 감성이 담겨 있어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큐레이터 이진경(27)씨는 "사진이 좀 더 크게 인쇄됐다면 더욱 실감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사진전의 도슨트 진행을 맡고 있는 임현서씨는 "사진을 볼 때 표면만 보면 진짜 매력을 느끼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사진을 찍을 당시의 상황이나 배경을 알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깊어가는 가을, 로버트 카파 사진전에서 휴머니즘으로 가득 찬 그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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