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물 돌리는 '친일·독재미화' 논란 교학사 교과서 저자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저자인 이명희 교수(왼쪽)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김충환 전 의원과 함께 "올바른 역사교육이 정립되기 위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과서 문제에 관심을 가져다 달라"며 고향으로 내려가는 귀성객들에게 홍보물을 건네주고 있다.
유성호
"저는 '출판은 곧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말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의 교과서 시장 점유율 1위인 야마카와(山川)출판사를 비롯해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과 쇼가쿠칸(小學館)도 역사사전을 이미 출간했습니다. 전교조의 왜곡된 역사교육에 분개해 교사들의 역사 재교육 자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현재 좌파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잠식하고 있다. 이 부분을 자각해서 대처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저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이 우리 사회입니다."전자의 발언은 교학사 양철우 회장의 <월간조선> 8월호 인터뷰 내용이고, 후자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주최한 '근현대역사교실'에 강사로 나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저자 이명희 교수의 발언 내용이다. 이명희 교수가 무슨 근거로 관련 수치를 내세웠는지 알 수 없지만, 전교조 왜곡 역사교육 때문에 대사전을 출판했다는 교학사 회장의 말이나 이명희 교수의 말이나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명희 교수 강의에 대해 "노량진 학원가에 가면 전부 학원 강사가 좌파", "일제 독립운동 진영은 거의 좌파가 선점했다"며 맞장구를 친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근거 없이 좌파를 끌어들이기는 마찬가지다.
해방 이후 친일 세력은 '빨갱이 색출'의 전위대로 자처하면서 자신들의 치부를 덮고 새로운 권력인 미군정을 등에 업고 활개를 쳤다. 일제 황군은 대한민국의 장군이 되고, 일제 고등계 형사는 대한민국의 치안 담당자가 됐다. 일제자본가는 민족자본가로, 청년들을 대동아 전쟁의 전쟁터로 내몰던 지식인들은 교수가 됐다. 반공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그들의 친일 흔적은 죄사함을 받았고, 그럴수록 그들은 더욱더 반공과 멸공의 기수를 자처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보수세력의 역사 흔들기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좌파척결의 명분을 끌어들여, 대한민국 보수의 뿌리인 친일과 독재를 합리화하려는 것, 그래서 영원히 국민들의 사고를 반공의 올가미에 묶어 놓으려는 속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친일과 민족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반공과 친북의 구도를 만들어 반공의 파수꾼을 자처하며 영원한 권력을 누리려는 음모, 이것이 뉴라이트 유영익 교수를 국사편찬위원장으로 내정하고, 보수세력이 오류투성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지키려는 이유 아닐까?
뒤로 가는 열차, 끔찍하다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박정희와 김용주. 아버지가 친일 의혹을 받고 있다고 딸과 아들에게 죄를 묻는 건 잘못이다. 그러나 대통령인 박근혜, 정치인인 김무성이 아버지가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친일 내력을 미화하고, 이미 학계에 정립된 역사를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고치려고 한다면 이것은 역사 왜곡이고 범죄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유신행 열차를 탄 것 같다고 말한다. 동북아 질서가 우경화 되고 있는 지금, 유신행 열차가 친일파들이 빨갱이 색출을 자처하며, 자신의 죄과에 면죄부를 받고 권력을 형성하던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 끔찍해지기까지 한다. 뒤로 가는 열차를 되돌릴 수 있는 국민의 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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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진보는 냉철한 시민의식을 필요로 합니다. 찌라시 보다 못한 언론이 훗날 역사가 되지 않으려면 모두가 스스로의 기록자가 되어야 합니다. 글은 내가 할 수 있는 저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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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김무성이 '역사 흔들기'에 목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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