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권으로 표범나비를 낚아챈 사마귀
최오균
몇 해 전 사마귀와 능구렁이가 목숨을 걸고 혈투를 벌이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다. 환경부가 우리나라 비무장지대 생태조사를 하다가 포착한 장면으로 능구렁이가 사마귀를 잡아먹기 위해 사마귀의 몸을 휘감았다.
그러나 뱀보다 몇 배나 작은 사마귀도 물러나지 않고 능구렁이에게 당랑권으로 거세게 반격했다. 사마귀의 당랑권 공격을 받은 능구렁이는 사마귀를 휘감았던 몸을 풀고 슬그머니 도망갔다. 사마귀가 뱀과 혈투를 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설마 했는데, 실제로 그 장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참고로 당랑권은 사마귀의 움직임을 모방한 중국 무술권법의 하나로, 청나라 때 산동성의 왕랑이 매미를 잡아먹는 사마귀의 재빠른 손동작을 보고 완성시킨 무술로 알려져 있다.
나는 사마귀가 새·개구리·쥐·도마뱀 등 자신보다 몇 배나 크고 무거운 온갖 동물을 갈고리 같은 날카로운 앞발로 낚아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오늘 텃밭에서 실제로 그 장면을 본 뒤 사마귀의 당랑권이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나비를 한 번에 낚아챈 사마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