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당일에도 수업하는 학원, 영업하는 패스트푸드점
박정훈
추석에도 대부분의 학원은 자습실을 개방해놨다. 수험생들이 공부하러 오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무원 시험을 대비하는 한 학원은 '승진 교육학' 수업이 추석 당일에도 잡혀있었다. 교육행정 사무관 승진 시험이 10월 26일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추석에도 수업을 하는 모양이었다.
공무원 시험 대비 학원 옆에 있는 패스트 푸드점은 추석이라 오히려 장사가 잘 되는 모양새다.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다 보니 학원에서 공부하던 수험생들이 가장 가깝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패스트 푸드점이기 때문이다.
햄버거를 저녁으로 먹고 다시 학원에 들어온 김영혜(26·가명)씨는 내년 9급 공무원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추석 음식 같은 것 별로 먹고 싶지 않다, 햄버거가 맛있다"며 "오히려 추석이 공부하기 더 좋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독서실도 평소보다는 늦은 시각에 열었으나 쉬지는 않았다. 한 독서실 앞에서 만난 임용고시생 김하선(25·가명)씨는 "가뜩이나 추석이라 약간 들뜬 분위기라서, 집에 있으면 더 공부가 안 된다"며 "그나마 독서실에 나와야 공부가 더 잘 된다"고 독서실에 오는 이유를 밝혔다.
"오늘 독서실이 낮 12시에 열었는데, 당연히 평소보다는 많지 않다. 하지만 나처럼 집이 서울이거나, 자취생인데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수험생들은 대부분 독서실을 찾는 것 같다. 지방직 7급 공무원 같은 경우에 3주밖에 안 남았는데 추석이라고 놀겠는가."그는 점심으로는 간단하게 고구마 하나를 먹었다고 했다.
수험생들은 급하다. 7급 공무원은 10월 초, 수능과 해양 경찰은 11월 초, 교사 임용시험은 12월 초에 필기시험을 치른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들에게 명절은 그다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추석에도 노량진이 붐빌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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