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29), 2011년 6월부터 2013년 3월까지 포병여단에서 중형차량운전병으로 군복무를 했다.
박현진
- '군대' 하면 우선 뭐가 떠올라?
윤성(이하 윤. 2013년 3월 제대) : 군인, 군복, 생활관, 훈련... 군대의 일반적인 이미지들이 생각나지. 군필자들은 그런 게 있잖아. 아련하고 애틋한 추억 말이야. 전역하고 나니까, 길에서 군인이라도 만나면 왠지 좀 불쌍해 보이더라.
최일규(이하 최. 2009년 6월 제대) : 난 공병대대 출신이니까, 장간조립교 같은 게 떠오르는데? 그거 만들려면 병사들이 몇백 킬로그램짜리 쇳덩이 들어야 해서 무지 고생하거든. 여름에는 다들 죽어나지. 나는 소대 무전병이어서, 군 생활동안 보통 '작업'만 주야장천 했어. 진짜 삽질 하나는 신나게 한 거 같다.
이은택(이하 이. 2011년 6월 제대) : 다들 안 좋은 것만 이야기하네. 난 군악대에 있었는데, 군악대는 좀 소규모여서 병사들끼리 친했거든. 그곳의 따뜻한 인간관계도 기억에 남아.
윤 : 사수가 갑갑한 사람이어서 짜증났던 게 기억나지. 병사들이 서로 떠넘기는 오만 자질구레한 걸 다 나한테 가져오는 거야. 대대본부 참모로 있는 간부들 전투화 닦아주는 일부터 시작해... 완전 '따까리'가 된 거 같았어.
최 : 사실 군대 부조리는 간부들이 솔선수범해야 해결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지. 우리도 훈련이 있으면 미리 소대 무전병이 소대장 방탄헬멧, 탄띠 같은 장구류를 준비해줬거든. 총기수입도 내가 했어. 아니, "총은 생명이다"라면서 왜 본인이 안 하는 거야?(웃음)
- 부조리는 어느 부대에서나 비슷하네. 그래도 구타는 많이 없어지지 않았어? 내가 있던 부대에는 최소한 '때리면 안 된다'는 원칙은 확실했는데. 이 : 구타도 강도만 약해졌지 남아있지 않아? 간부들이 '선진 병영'이라고 만날 말해도, 병사들끼리 있으면 그게 안 지켜지지. 군악대는 '집합'도 했어. 재활용 쓰레기 모아두는 곳 같이 으슥한 데 모아놓고, 선임이 후임을 발로 차는 거지. 전입신병한테 "이등병이 왜 웃느냐" 이런 걸로 혼내면서.
윤 : 우리 부대는 '동기 생활관'을 운영해서, 일단 오후 6시 일과만 끝나면 선임하고 따로 있었어. 최소한 선임이 하루 종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는 건 못하지. 가끔 막사 옥상이나 목욕탕 같이 간부들 잘 안 나타나는 장소에서 때리긴 하더라.
최 : 우리 부대도 '중대 집합'이 있었어. 심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주먹으로 어깨를 치는 수준의 구타는 있었지. 전입신병 못 웃게 하는 건 마찬가지네. 처음에 입대했을 때 선임들이 억지로 웃겨놓고, 웃는다고 혼내는 게 어이없었어.
<진짜 사나이>는 절반 쯤 '뻥'... 좋은 면만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