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주 구좌읍 김녕리 성세기 해변 뒤편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일대 풍력 발전기들 모습이 보인다.
김시연
풍차를 연상시키는 대형 풍력 발전기들과 집집마다 설치된 태양광 집열판. 아름답기로 소문난 제주 북동쪽 김녕마을 성세기 해변에서 바라본 이국적 풍경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는 제주올레길 20코스에 지난 14일 새로운 상징이 들어섰다. 풍력, 염분차 발전, 바이오매스 등 해양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공공예술작품들이 그것이다. 과연 이 작품들엔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신재생에너지 개발자들이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법
건축과 예술, 과학을 결합한 공공예술 페스티벌인 '자연과 미디어 에뉴알레 2013' 제주 전시회 개막에 앞서 지난 12일 제주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JGRC)를 찾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황주호)은 원자력을 제외한 각종 에너지 기술을 연구해온 정부출연연구소로 대전 본원 외에 JGRC에서 해양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하고 있다. 원자력, 화력 등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밀양 송전탑 갈등 등 환경오염과 사회적 갈등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태양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지구 80%를 차지하는 바다에서 새로운 에너지 원천을 찾으려는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파력, 조력 발전에 이어 해양 염분차 발전 등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실험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잠재량이 거의 무한대고 10~20년 뒤에는 상용화가 가능해 폐쇄 기로에 선 원전을 대체할 날로 머지않다.
지난 2011년 9월 김녕리에 둥지를 튼 제주글로벌연구센터에서에선 풍력 발전을 비롯해 태양에너지, 해양 염분차발전, 해양 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가 한창이다. 마침 취재진이 센터를 찾은 지난 12일 제주시 그랜드호텔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 신재생에너지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다.
외국 강연자들 가운데는 네덜란드 레드스택(Redstack)사 피에테르 하크(Pieter hack) 대표도 포함돼 있었다. 레드스택은 올해 말을 목표로 해양 염분차 발전 기술을 활용한 50kW(킬로와트)급 실험용 발전소를 짓고 있고 2018년 이후 원전 1기(1000MW) 1/5에 해당하는 200MW(메가와트)급 상용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레드스택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양현경 선임연구원 연구팀이다.
해양 염분차 발전이란 바닷물과 강물(민물) 사이의 염분 농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기술이다. 바닷물과 민물 사이에 물 분자만 통과할 수 있는 분리막을 설치하면 염도를 맞추려고 민물이 바닷물쪽으로 흐르는 삼투압 현상이 발생한다. 이때 수위가 높아진 바닷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게 '압력 지연 삼투(PRO)' 방식이다.
또 바닷물에서 식수를 뽑아내는 해수담수화 기술(전기 투석)과 반대로 이온의 흐름을 이용해 터빈 없이 직접 전기를 뽑아내는 기술이 바로 레드스택과 양현경 연구팀이 개발 중인 '역전기투석(RED)'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