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 기도회천주교 신자와 사제, 수녀들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 기도회'를 열어 국정원 대선 개입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석기 의원에서 내란음모 사건은 하루가 멀다하고 그 대상을 늘려가고 있다. 이 사건은 블랙홀이 되어 정치권의 거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세력들을 종북의 테두리에 가두고 있다.
이석기 의원에서 시작하여 김재연, 김미희 의원으로 확대되면서 진보당 해산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진보당에서 시작하여 민주당을 종북의 숙주라는 입에 담기 힘든 폭언으로 비난하고 있으며, 문재인 의원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이석기에서 성남, 수원 등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자들과 시민단체로 확대되고, 민주노총과 범민련 등 시민사회단체에 마수를 뻗더니 급기야 전교조와 공무원으로 촉수를 뻗어가고 있다. 다음은 타깃은 어디가 될까?
한국사회 진보, 민주, 통일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어떤 세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새누리당이나 보수언론, 보수단체들이 보기에 진보당 이석기와 민주당의 임수경은 전혀 다르지 않고, 진보당 이정희 만큼이나 민주당 문재인도 싫은 존재다.
대표적 보수논객인 변희재가 '광의의 종북'이나 '협의의 종북'이니 하는 말을 왜 꺼내들었을까. 60년을 한 쪽 눈으로 살아온 세력들 눈으로 보면 이정희, 문재인, 노회찬, 심상정이 모두 종북세력일뿐이다.
나치 히틀러와 맞서 싸웠던 마틴 니묄러 신부가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때'라는 시를 통해 말하던 바로 그 상황이다. 공산주의자, 사민주의자, 노동조합, 유태인, 그리고 가톨릭으로 이어지는 그 숙청의 도미노를 느끼지 못했던 니묄러 신부는 땅을 치고 후회했다. 이 시의 부제가 "다음은 당신이다"로 붙여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국정원과 공안세력들은 수사와 기소만 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이를 통한 여론재판이 목적이므로 결코 재판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다. 모두가 기억하는 2008년 전교조 서울통일교사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전교조 교사가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수업을 하고, 전교조가 중학생을 의식화하기 위한 지침서를 만들었다고 국정원발로 대서특필한 사건은 전교조 통일위원장이었던 두명의 교사를 구속하고 수십명을 수사하면서 보수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2011년 대법원에서 두 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해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들 교사들과 전교조에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 내용을 보도한 보수언론들은 무죄 판결을 제대로 보도도 하지 않았다. 물론 사과나 정정기사도 없었다. 이런 못된 관행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간첩을 통하여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팔아먹은 것처럼 몰아갔던 소위 '탈북자 남매 간첩 사건'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오빠를 간첩으로 거짓 밀고하게 만든 패륜을 저지른 국정원은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항소했다.
12일 전두환 군사정권 당시 고문과 조작에 의하여 조작된 재일교포간첩단 사건 당사자에게 국가가 12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고, 국가보안법 상의 국가변란 선전선동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던 해방연대 관계자들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역시 국정원은 사과하지 않고 있다.
33년 만에 부활한 내란음모 사건 역시 유죄를 쉽게 자신하기 힘들다. 그러나 국민들이 유무죄를 따지는 순간 국정원은 웃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목표는 법정에서의 유무죄가 아니라 여론재판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 지겨운 국정원의 못된 관행은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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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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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RO조직원? 출처가 어딘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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