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갚은 돈을 최근 카드회사가 다시 갚으라며 소송을 내자 정아무개(45)씨는 지난 7일 부산 서면 카드회사 지점 앞에서 카드회사를 비난하는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윤성효
정씨는 지난 4월 카드회사가 제기한 '대여금(대환) 청구소송' 소장을 받았다. 정씨는 이미 다 갚았다고 생각했는데 빚을 갚으라는 소장을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드회사가 청구한 돈은 정씨가 10여년 전 현금서비스 받았던 돈. IMF 시기인 2000년 정씨는 차량으로 삼천포에서 활어를 싣고 서울·부산 등지로 운송하던 운전기사였다. 그는 당시 수입이 넉넉하지 않아 현금서비스를 받았는데 2002년경 연체했다. 카드회사는 독촉하며 정씨 전세금에 가압류를 걸었다. 정씨는 "2003년 3월경 집주인이 골치 아픈 게 싫다며 전세금을 주겠다고 해서 카드회사 직원과 세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연체금을 주고 나머지 금액을 받으면서 전세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법원에 답변서를 냈고 이미 빚을 다 갚았기에 대여금이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지난 5월 답변서에서 "2003년 3월 전세금을 받아 3자가 모인 자리에서 분명히 빚을 다 갚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카드회사 측은 청구취지변경신청서를 했는데 "피고는 1853만 6327원과 그 중 265만2258원에 대하여 2013년 4월 17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6%의 비율로 변경하여 지급하라"고 했다.
이같은 요구를 받은 정씨는 걱정이 되어 밤잠을 설치기도 했는데,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박훈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8월 21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사천시법원에서 심리가 열렸는데, 카드 회사측은 "청구 확장 부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정씨는 "법원 심리 때 카드회사 측은 '두번째 소장은 잘못 넣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카드회사측은 지난 6월 낸 청구취지변경신청을 취소하고, 원래 요구했던 금액만 달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