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웁살라 대학 박물관에 있는 해부학 강의실. 17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파도바 대학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원형극장식 해부학 강의실(anatomical amphitheater)이다. 중앙의 탁자 위에서 시체 해부가 이루어지고 학생들은 그것을 둘러싼 계단식 관람석에서 해부장면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박찬운
17세기 이 대학의 해부학 강의실의 모습이다. 가운데 탁자 위에서 시체 해부가 이루어지면 학생들은 원형극장 모양의 자리에서 그것을 동시에 보게 된다. 이 시설에서 교수는 여러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해부 실연을 보여 주면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시설이 서구에서는 언제부터 만들어져 사용되었을까. 서양에서 이런 해부학 강의실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594년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이다. 우리가 왜군의 침략으로 국토가 유린당하고 있을 때 저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이런 과학적 시설을 만들어 해부학이 강의되었던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산 조선의 의성 허준 선생이 이것을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분명한 사실은 서양이 르네상스 이후 한 세기 만에 과학주의가 궁극적인 지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급기야는 금기의 대상이었던 사람의 신체까지 과학의 대상이 되었다. 바로 그것이 그 후 서양이 세계를 지배한 중요한 원인이기도 했다. 이 사진 한 장에서 우리는 서양과 동양의 과학이 이 시기에 얼마나 차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작고 자연친화적인 그리스 극장 - 크고 인위적인 로마 극장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자. 지금도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근처에 가면 두 개의 원형극장을 볼 수 있는데 하나가 디오니소스 극장이고, 다른 하나가 헤로데스 극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