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항에 묶여있는 선단의 모습
심명남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다. 뜻하지 않는 복병을 만났을 때 흔히 쓰는 말이다. 동료들과 거문도 여행을 준비한 것은 한 달 전이었다. 그런데 거문도를 떠나기 전날 속보가 떴다. 17호 태풍 도라지의 북상 소식이었다.
지금은 소멸했지만 당시 일행은 "우리는 여행만 잡으면 태풍이 오냐"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당일까지 태풍의 영향이 미미해 거문도에서 나오는 날을 앞당기기로 하고 일정대로 출발했다. 지난 3일 이른 아침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거문도행 배에 올라탔다. 막상 배를 탔지만 날씨 때문에 일행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도 중간에 있다. 여수에서 거문도까지의 거리는 약 115km. 여수를 출발한 오가고호는 시속 60km의 속력으로 바다 위를 가로질렀다. 너른 바다로 나가니 너울성 파도로 배가 많이 흔들거렸다. 2시간 30분이 지나고 우리는 거문도 고도항에 도착했다.
거문도는 여수시 삼산면에 속해 있는 섬으로 고도(孤島)·동도(東島)·서도(西島)로 이뤄져 있다. 이중 고도가 거문리에 해당한다. 도착과 동시에 백도 가는 관광선을 타기로 했지만 파도가 높아 배가 뜨지 못했다. 안타까웠다.
하지만 TV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것처럼 즉석에서 먹거리를 해결하기로 한 우리 일행은 두 개 팀으로 나뉘었다. 한 팀은 낚시팀, 다른 한 팀은 고동팀이었다. 우리는 각자 먹거리를 구해 저녁에 숙소인 거문도 등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섬사람 최고의 찬거리... 거북손을 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