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사진국정원이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한 유씨의 사진, 사진 내부 정보에 중국 연변에서 찍은 것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유우성-구글
이 사건은 동생의 진술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분이 조작된 사건이었다. 변호인들은 유씨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중국을 오가며 증거를 모으고 국정원의 조작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KBS <추적 60분> 취재팀은 중국을 오가며 변호인들이 모은 증거와 유씨 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찾아온 탈북자를 국정원이 어떻게 간첩으로 조작했는지 밝히는 내용을 담았다.
그 중에는 유씨가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국정원이 제출한 디지털 사진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다. 국정원은 유씨의 노트북에서 삭제된 사진을 찾아 증거로 제출했다(유씨는 노트북이 느려지자 윈도우를 새로 깔았고, 이 때문에 예전에 하드디스크에 있던 사진들이 삭제된 영역에서 발견된 것일 뿐이다).
국정원은 디지털 사진을 A4 용지에 프린트해서 제출했기 때문에 변호인과 재판부는 이 사진이 북한에서 찍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때문에 변호인은 따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 조사 작업)을 의뢰하여 국정원과 같은 방법으로 유씨의 노트북 하드디스크에서 사진을 복구한 후 이 디지털 사진들의 내부 정보를 재확인해야 했다. 이 작업을 통해 국정원이 디지털 사진들을 취사 선택하고 중요 정보를 은폐하는 등 증거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디지털 사진은 사진 내부에 각종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사진을 찍은 날짜, 조리개 값, 노출 시간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은 장소도 기록된다. 유씨는 GPS가 내장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모든 사진에는 위치 정보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를 확인한 결과 국정원이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제출한 증거 사진들은 모두 중국 연변에서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사진의 내부 정보를 감추고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조작하기 위해 디지털 사진을 A4 용지에 프린트해서 제출했다. 사진의 내부 정보도 조리개 값과 노출 시간 등 극히 일부 정보만 첨부해서 제출했을 뿐이다.
여동생에 대한 강압수사, 그리고 '디지털 증거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