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의 시우와 시연이
김용만
아들 시우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지난해까지 유치원생의 부모로 살다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니 부모 노릇이 한층 더 바빠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생각지도 않았던 고민과 조바심이 늘었다. '혹시 학교 공부에 뒤처지진 않은 걸까'라고 신경을 쓰게 되고, 각종 준비물을 챙기게 되고, 아이를 일찍 마치고 학원에 보내야 했다. 여러모로 바빠졌다.
하지만, 사실 가장 바빠진 것은 시우 자신일 것이다. 유치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다가 초등학교라는 제도권 교육을 받게 되며 종이 칠 때까지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고, 여러 질서와 규칙을 접하느라 힘들 것이다. 게다가 받아쓰기에 그림일기까지…. 시우가 이런 것들을 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날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그런데 시우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배가 많이 나왔다. 많이 먹은 만큼 운동을 못해서라고 판단한 나는 시우를 데리고 운동을 하기로 했다. 물론 둘째 딸 시연이도 함께다. 시연이는 혼자 집에 있으면 안 되고 게다가 '오빠야'가 한다면 무조건 따라 하는 '따라쟁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30일, 우리 셋은 근처 공원에 나갔다. 걸으면서 아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우야, 시연아. 요즘 생활은 어때?""학교생활 재미있어요." 시우의 짧은 대답. 바로 튀어나오는 시연이의 대답.
"아빠 난 오늘 우리 유치원에서 뛰어놀다가 무릎 다쳤다. 피가 났지만 참았다." 의기양양한 표정. 시연인 요즘 들어 부쩍 다쳤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피가 났다도 빈번히 한다. 또 시연이는 자신의 무용담 이야기도 자주 하는데 결국 파헤쳐 보면 허구일 때가 많다. 5세쯤 되는 아이들은 현실과 생각을 헷갈린다고 하니 나는 이해하고 귀엽게 듣고는 한다.
아이들도 안아주는 걸 좋아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