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교대 직원 투입'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5시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원 나온 직원들과 근무교대를 하고 있다.
유성호
오후 3시 15분쯤,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관계자들은 오병윤 의원실에 늦은 점심식사로 먹을 김밥을 전달했다. 곧이어 한 관계자가 500ml 생수병 20개를 챙겨 오 의원실 안으로 들어갔다. 오후 4시 40분쯤에는 간이침대가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29일 오후 2시 40분쯤 이석기 의원실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국정원이 압수수색을 시작한 지 약 20분이 흐른 오후 3시 10분쯤, 이석기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맞은 편에 위치한 같은 당 오병윤 의원실로 이동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신체 관련 압수수색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며 그 대상에 이 의원의 신체까지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진보당과 국정원은 압수수색 범위를 두고 오전 내내 의견이 엇갈렸다. 오후 1시 반쯤, 양쪽은 이석기 의원의 신체와 집무실, 관련 물품, 우위영 보좌관의 책상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데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또 참여하는 국정원 직원 수만큼 진보당 관계자들이 입회하기로 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양쪽이 20명씩 있기로 했다"며 "압수수색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 의원실로 전해진 물 등은 압수수색이 길어지는 데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4시간 협상 끝에 압수수색 시작... 국정원 "강제수사할 수 있지만 양보" 한편 국정원 관계자는 압수수색 범위를 정한 것이 "합의가 아니라 양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을 시작하기 직전, 이 관계자는 "저희가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데 양보했다"며 "어제 압수수색이 진보당의 방해로 중단됐는데,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압수수색에 몇 명이나 들어가나? "직접 보면 알 거다."
- 진보당에서 사전에 합의했다고 하던데? "합의가 아니라 양해다. 저희가 강제수사할 수 있는데, 양보한 부분이기 때문에…. 어제 압수수색이 진보당의 방해로 중단이 됐는데,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약 20명 정도? "대략 전후다."
- 왜 그렇게 많이 들어가나? "집무실 밖에서 대기하면서 순차적으로 자기 역할에 따라 들어가게 된다."
- 들어가면 뭘 보게 되나?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
-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압수수색 내용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면 안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 아닌가? "안에 국정원 직원들이 들어가 있다."
국정원 직원과 변호인 등 20명이 이석기 의원실 안으로 들어간 뒤, 다른 국정원 직원 5~6명은 의원실 문 앞을 지키며 출입을 통제했다. 한 국정원 직원은 "지금은 법에 의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중이라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고 얘기했다. 오후 5시 40분 현재 압수수색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3신 수정: 29일 오후 2시]압수수색, 2시 30분부터 실시... 범위 놓고 한때 대치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사무실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이 수색 범위 등을 놓고 논란을 벌이면서 한동안 지연됐다.
진보당은 국정원이 전날(28일) 이석기 의원의 집무실과 우위영 보좌관의 책상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겠다고 한 것과 달리 의원실 전체를 압수수색하겠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협의하지 못하면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오전 내내 논란을 벌인 끝에 당초 계획대로 이석기 의원 신체와 집무실, 우 보좌관의 책상에 국한해서 오후 2시 30분부터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것으로 양측이 결론지었다.
압수수색 범위-참관 인원 등 이견... 사무실서 고성 오가기도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이석기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착한 직후, 국정원과 진보당은 압수수색 범위 등을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양쪽은 이후 두 시간 가까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중간중간 이석기 의원실 안에선 "나가세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큰소리가 나기도 했다. 한때 의원실 안에는 진보당 관계자 30여 명과 국정원 직원 10여 명이 대치하기도 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낮12시 반쯤 의원실 밖으로 나와 "협의가 종료되진 않았으나 국정원이 어제 제시한 것과 달리 부당한 요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압수수색 범위다. 홍 대변인은 "어제 국정원은 의원 집무실과 우위영 보좌관의 책상을 압수수색하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전체 사무실'을 하려 하고, 이 의원실 보좌관 외 다른 당직자들은 나가라고 요구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쪽 4명, 진보당 쪽 4명이 협의를 진행 중이며, 협의가 끝나야 (영장) 고지부터 시작해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협의 과정 때에는 서로 자극하지 않기로 했는데, 국정원이 30~40분 간격으로 (진보당 쪽을) 자극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홍 대변인에 따르면, 국정원은 2시간 전쯤부터 이석기 의원 집무실에 함께 있었던 보좌관을 갑자기 문제삼고, '집무실에 들어갔던 사람들의 몸수색을 해야 한다'며 진보당 쪽 변호사의 관련서류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국정원 내 소속과 이름이 쓰인 표찰을 공개한 직원도 없었다. 그는 "공무집행을 한다는 국정원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당 관계자들이 국정원 쪽에) '왜 이렇게 고압적이고 안하무인격으로 하냐'고 항의할 때마다 고성이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2신 : 29일 오전 11시 30분] 이석기 "모든 혐의는 국정원이 날조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