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의 일몰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일몰과는 또다른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다.
김민수
무너진 성터가 제법 높다. 어려서부터 남한산성이라면 제법 올랐다고 자부했는데, 걷다보니 처음으로 온 곳이다. 나에게는 처음 온 길이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오간 길임을 증명하듯 등산로와 쉼터까지 있는 곳이다.
전시에는 그곳에서 적의 동태를 살폈을 터이다. 아마 병자호란 때에도 그곳에서 적의 움직임을 살폈을 터이다. 그러나 결국 나라를 끝내 지키지는 못했다. 그곳은 우리네 유린된 역사처럼 무너져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니 우로는 서울에서는 살기 좋다는 송파구와 강남구, 남산타워와 여의도, 북한산 자락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좌로는 성남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한 성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