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떠있는 하늘에서 본 여수세계박람회장의 모습. 가운데가 해상분수쇼가 진행되는 빅오(BIG-O)시설이다.
심명남
지난해 불어 닥친 태풍으로 여수는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지난해 93일간 820만3956명이 다녀간 여수세계박람회장은 태풍으로 심각한 바닷물 침수 피해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는 '빅오(BIG-O)' 해상분수시설. 이로 인해 관람객을 끌었던 분수쇼의 재공연은 완전 중단됐다. 이후 6개월간의 공사 끝에 지난 5월부터 재개장됐다. 5월에 30여 분간 짧게 재공연에 들어간 빅오 해상분수시설은 충분한 연습 기간을 거치고 나서 7월에야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빅오는 태풍으로 인한 '해일피해'에 결정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17일 태풍 산바로 인해 빅오 해상분수대가 입은 피해 규모는 약 300억 원. 그동안 복구 공사가 진행됐지만, 아직도 공사가 완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곳 사람들은 흔히 1959년 9월 17일 발생한 '사라'가 역대 최대의 태풍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보다 규모가 더 큰 태풍은 바로 '매미'였다. 국가태풍센터가 발행한 '과거 태풍 100년사'를 보면 2003년 9월 12일 발생한 매미(MAEMI)는 최대 풍속(10분간 평균 풍속)이35.9m/s로 역대 최대의 위력을 보였다. 물론 기상청에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은 49.2m/s를 기록한 바 있지만 기상청 관계자는 "순간풍속은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2위가 바로 사라였다. 사라의 최대 풍속은 35.5m/s이었다.
지난해 9월 17일 발생해 여수에 치명타를 입혔던 태풍 산바(SANBA)의 최대 풍속은 얼마나 될까. 예상보다 작은 27.7m/s였다. 매미·사라에 견줘 봤을 때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여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태풍이 정면으로 '여수를 관통해 지나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산바로 인해 박람회장이 큰 피해를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람보다 해일로 인한 바닷물 피해였다. 국립해양조사원 조위관측소는 1965년 3월부터 해수면 물 높이를 관측해 오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각 지역마다 조위관측소가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하는 여수조위관측자료에 따르면 역대 최고의 물 높이를 보인 태풍은 매미였다. 매미는 2003년 9월 12일 오후 8시께 여수에 상륙했는데 이때 해수면의 높이는 393cm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역대 최고 높이다.
지난해 여수에 치명타를 입혔던 태풍 산바는 만조 때인 오전 9시 41분에 여수를 덮쳤다. 이때 측정된 해수면의 높이는 321cm. 지난해 월평균 해수면인 182.7cm에 비하면 훨씬 높은 기록이지만 매미보다 71cm가 낮은 수치다. 만약 2003년 여수에 박람회장이 있었다면 바닷물로 인해 큰 침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조에 태풍이 겹치면 십중팔구 해일 피해가 따르기 때문이다.
박람회장 빅오 시설, 침수 피해 대비책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