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뜨르공군기지 격납고에서 제주도를 비무장 평화의섬으로 만들자고 외치는 시민들
Licky Rooney
지난 5월 생명평화포럼에서 홍기룡 제주해군기지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제주의 역사에서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투쟁은 의미가 아주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투쟁을 승리로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제주도민들의 자발적인 목소리가 많아졌고 시민사회운동 또한 탄탄한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무장평화의 섬 실무팀은 평화학교 학생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송악산 공군기지 투쟁의 최선봉에서 활동하신 양아무개 전 사무장님과 모슬포와 대정에서 농민운동·사회운동을 하신 선생님들을 몇 차례 만나면서 그때 있었던 생생한 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양 전 사무장님으로부터 모슬포와 대정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잠시 들었습니다. 모슬포와 대정은 한라산 이남의 넓고 비옥한 토지를 중심으로 풍부한 곡식을 생산한 곳으로 예부터 농민들의 목소리가 컸던 곳입니다. 조선시대 말에는 봉건시대를 타파하고 백성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제주도 전체의 농민운동으로 성장했던 이재수의 난처럼 저항의 큰 인물이 나오기도 했던 곳입니다.
또한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말기에 대동아전쟁의 군사기지로 제주도를 선택하여 넓은 알뜨르비행장과 격납고를 만들어 전투기를 배치했습니다. 아울러 송악산 진지동굴에 탄약고와 고사포를 배치하고 바닷가의 은폐 동굴에 인간방패 개인잠수함을 배치하는 등 제주 최대의 군사기지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4·3항쟁 때에는 토벌대의 김익렬 연대장과 무장대의 김달삼 사령관이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회동을 했던 항쟁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6·25 전쟁 때는 공산군에 협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구속되고 무차별 학살되었던 섣알오름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모슬포와 대정은 충남 논산훈련소와 함께 군인훈련소로서 사람들에게 널리 인식될 만큼 전쟁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바로 인근인 화순에선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이 좌초되었지만, 지금도 모슬포와 대정에는 해병대 기지와 레이더 기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모슬포와 대정은 전쟁과 그에 맞서 저항하던 주민들의 평화에 대한 갈망이 넘치는 곳입니다.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투쟁 승리의 발자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