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을 실은 영구차
이상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호이안으로 향한다. 그런데 버스 앞으로 장례행렬이 나타난다. 장례행렬은 크게 세 무리로 이루어져 있다. 맨 앞에 만장을 든 오토바이 부대와 트럭이 간다, 그 뒤로 장사를 치르는 데 필요한 도구를 실은 트럭이 간다. 맨 뒤에 망자의 관을 실은 영구차가 간다. 영구차의 지붕은 상여처럼 지붕을 해 얹었고, 관은 외부에서도 다 들여다보인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결혼 후 웨딩 촬영하는 젊은이들은 자주 봤지만, 죽은 자를 운송하는 장례행렬은 처음이다.
해양 실크로드의 거점 도시 호이안우리가 탄 버스는 투본강을 지나 호이안으로 접어든다. 호이안은 베트남 중부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항구도시다. 1세기부터 벌써 람압포(Lam Ap Pho)란 이름으로 알려졌고, 7~10세기 향료무역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때 중국에서 인도로 가던 모든 배는 이곳에 기항해 물자를 보충받고 말라카 해협으로 떠났다고 한다. 해양 실크로드를 연구하는 일부 학자는 신라승 혜초(慧超)도 이곳 호이안에 들렀을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679년부터 베트남은 안남(安南)이란 이름으로 당나라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