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요미즈데라 절 모습과 절에서 바라다 본 교토 중심가, 절 입구 인왕문, 오토와노타키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박현국
세 번째로 간 곳은 기요미즈데라 절입니다. 기요미즈데라 절은 교토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교토역에서 비교적 가깝고, 교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입지조건 그리고 무대식으로 절벽에 무대를 만들어 지은 본전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기요미즈데라 절은 고류지(廣隆寺) 절이나 구라마데라(鞍馬寺) 절과 더불어 교토가 도읍지로 정해지기 이전부터 있었던 절입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즐겨 섬기는 관음신앙 절로 유명합니다. 그밖에 이시야마데라(石山寺) 절이나 하세데라(長谷寺) 절도 관음 신앙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778년 무렵 겐진(賢心) 스님이 꿈의 계시대로 교토 동쪽 산자락을 거니는데 금색 물이 흘러내려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물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자 폭포 아래에서 천수관음을 외우면서 수행을 하는 교에이(行叡) 거사가 있었습니다.
교에이 거사는 겐진 스님에게 오늘 당신이 올 줄 알았습니다. 나머지를 당신에게 맡기고 저는 이제 떠나겠다고 말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현진은 교에이 거사가 관음의 화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교에이 거사가 남겨둔 나무로 관음상을 만들어 교에이 거사가 살던 곳에 안치하고 기오미즈데라 절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2년 뒤 다무라(田村麻呂)라는 무신이 부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슴을 잡으려 산에 왔다가 겐진 스님을 만나 살생의 계율에 대해서 설법을 듣고 반성하여 관음신앙에 귀의했다고 합니다. 그 뒤 다무라는 나라에 공을 세우고 귀향하여 기요미즈데라 절을 다시 크게 지었다고 합니다.
기요미즈데라 절에서는 지금도 33 년에 한 번 씩 관음상을 공개합니다. 그리고 절 아래 세 물줄기가 끊임없이 흘러내는데 이 물을 오토와노타키(音羽の滝)라고 하여 이 물을 마시면 왼쪽부터 학문, 연애,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절 뒤 위쪽에는 지주 신사가 있는데 이 신사에 빌면 연애가 잘 이루어진다고 하여 늘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초창기 이 절을 찾은 다무라가 아내 병 치료를 위해서 사슴을 잡으려 했다는 점에서 아내를 지극히 위하는 남편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서 신앙시 되는 것 같습니다.
교토에는 신사와 절 등이 8백 곳이 넘고, 명승지가 많고, 거의 날마다 이곳저곳에서 축제가 열립니다. 교토 볼거리를 보는데 한 해로도 부족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하루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볼 수 있는 금각사 절, 니조조 성, 기요미즈데라 절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것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개성이나 취향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