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라호케 지장보살입니다. 배에 작은 구멍이 있어서 그곳에 제물로 동전을 넣어둡니다.
박현국
8월 6일 오후 나가사키 현 이키섬 아시베초(芦辺町) 아시베우라(芦辺浦)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는 하라호케지장보살상 여섯 기가 있는 곳입니다. 하라호케는 '배'라는 뜻의 하라와 '파다'라는 뜻의 호루라는 말이 합해진 말로, 배가 파였다는 뜻입니다.
이곳 지장보살은 배가 약간 파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장보살에게 제물로 돈을 바칠 때는 배가 파인 곳에 동전을 넣어 둡니다. 혹시 사람들이 지장보살 앞에 제물을 놓아두면 바닷물에 떠내려가기 때문에 배에 구멍을 만들어 두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서 지장보살이 언제 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바닷가에 있고 이곳 하치망우라(八幡浦)는 예로부터 해녀가 많은 곳이니 바다에서 일하다 죽은 해녀의 넋이나 고래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 생겼다고 말합니다.
지장보살이 여섯 기 세워진 것은 여섯 길 즉 지옥, 아귀, 짐승, 수라, 사람, 하늘에 있어서 중생의 아픔과 괴로움을 구원하다는 여섯 지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장보살에게 공물을 바칠 수 있도록 더 많은 풍어를 기원하고 언제 유행할지 모르는 질병이나 역병으로부터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장보살에 사람들이 빨간색 천으로 두건을 씌우거나 목에 턱받이를 해둡니다. 이것은 맨 돌이 드러나 있으면 사람이 옷을 입지 않은 것처럼 춥고, 어린아이가 침을 흘려 옷 앞자락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일본 옛날이야기 가운데 지장보살에게 천으로 머리를 씌우거나 턱받이를 해주고 복을 받거나 행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