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EPA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이집트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한국시각)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국영방송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 4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이날부터 앞으로 한 달간 수도 카이로를 포함한 10개 주에 대해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각 지역의 은행도 업무를 중단했고 철도 운행도 멈췄다.
이번 유혈 사태는 이집트 보안군이 장갑차와 불도저, 최루탄 등을 앞세워 무르시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45일 넘게 머물고 있던 농성장 두 곳을 급습하여 해산 작전을 펼치면서 비롯됐다.
이집트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최소 149명이 사망하고 87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집트 보안군은 농성장 한 곳은 강제 해산했지만 다른 한 곳은 아직 시위대가 남아 있어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AFP는 최소 12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 형제단의 대변인은 "최소 250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과도 정부의 강제 진압을 비난했다.
무슬림 형제단은 보안군이 저격수를 동원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집트 내무부는 "최루탄만 사용했고 실탄은 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경찰관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내무부는 "시위 현장을 떠나려는 시민에게는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퇴로를 제공할 수 있지만 무책임하게 행동하려는 시위대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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