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자동차한 꼬마가 멋져 보이는 자동차로 바꿔달라고 아빠에게 떼 쓰고 있습니다.
황주찬
앙증맞은 모습 보며 행인들이 '피식' 웃습니다 자세는 그럴듯한데 자전거 상태가 영 말이 아닙니다. 좌석 뒤쪽은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페달도 온전치 않습니다. 자전거 앞뒤를 화려하게 꾸몄던 장신구들은 나사 하나 없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멀쩡한 곳은 바퀴 세 개와 손잡이 뿐입니다. 딱 필요한 부분만 있는 자전거 페달에 막내가 발을 올립니다.
이윽고 자전거 손잡이를 꽉 부여잡고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속도를 높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빠르게 페달을 굴리며 드넓은 광장을 헤집고 다닙니다. 앙증맞은 막내 모습을 보며 지나는 행인들이 '피식' 웃습니다. 꼬맹이가 세발자전거 타는 모습, 꽤나 우습나 봅니다.
낡은 자전거 보고 비웃는 건 아니겠죠? 막내는 남들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라이딩'을 즐깁니다. 그렇게 광장을 몇 바퀴 질주하던 막내가 멋진 꼬마 자동차 앞에서 갑자기 자전거를 멈춥니다. 그곳에서는 젊은 아빠와 막내 또래 아이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막내가 아빠와 아이를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또래 아이가 잘 타던 자동차를 버리고 더 멋져 보이는 자동차로 바꿔달라고 아빠에게 떼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 광경을 한참 바라보던 막내가 이내 인라인스케이트 경주 벌이는 형들 뒤를 쫓습니다.
고집을 피우는 또래 아이를 보며 막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속은 알 길 없지만 세발자전거 버리고 자동차 타겠다고 앙탈 피우지 않아 다행입니다. 기특한 녀석이죠. 막내는 허름한 자전거에 만족한 걸까요? 언젠가는 녀석도 새 자전거 사달라고 조를 겁니다. 그렇게 열기로 가득 찬 광장을 한참 싸돌아다니던 셋째가 또 한 곳에서 다시 자전거를 멈춰 세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