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은 역사와 국민들 믿고 넘어지면 일어서고 쉬지 않고 노력하며 도전했다. 국민들은 그런 김대중을 좋아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지난 대선 때 작가 겸 칼럼니스트인 고종석씨는 "이번 대선은 김대중 vs 박정희의 리턴매치, 헌정수호세력과 왕정복고세력의 싸움"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필자도 <오마이뉴스>에
'박정희의 부활은 김대중의 눈물이다'라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그렇다면 선거 결과가 박정희 딸의 승리, 박정희 공화당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새누리당 집권이라는 결과는 결국 '김대중의 패배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첫째 김대중은 이미 여야를 뛰어넘는 민족 지도자, 한반도를 뛰어넘는 세계적인 지도자, 정치인을 뛰어넘는 사상가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야당 후보들은 물론 박근혜 후보마저도 조국을 위한 김대중의 헌신과 업적, 즉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협력, 국민통합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고, 그 정신과 업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지난 대선은 김대중을 따르는 야권 정치세력의 실패인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야권의 실패를 김대중 정신, 김대중의 업적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김대중의 민주주의, 인권, 정의로운 경제, 남북화해노력, 관용과 용서의 정신은 그가 이룬 업적과 함께 온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김대중 테제는 실현 과정에 있다. 필자는 김 대통령 서거 후 출판한 졸저 <김대중 리더십>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평생에 걸쳐, 그리고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수호, 남북의 화해협력, 중산층과 서민의 정치, 관용과 화해의 정치를 호소했다. 아직 우리 사회는 김 대통령이 제시한 이러한 정신과 원칙을 실현하지 못했고, 그 실현 과정에 있다. 당분간 대한민국의 과제는 김 대통령이 제시한 프레임 속에서 각각의 목표를 실현하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정치발전, 사회정의와 복지, 문화발전, 남북관계와 통일의 문제, 동아시아와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찾는 일 등에서 김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과 사상은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돌아가셨지만, '김대중 정신', '김대중 테제'의 실현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김대중 리더십> 16쪽)민주주의 후퇴·유신회귀, 김대중을 다시 부르고 있다또 필자는 대선 캠페인이 한창일 때 이런 글을 썼다.
"우리가 박근혜를 문제 삼는 까닭은 그가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라는 생물학적 이유에서만이 아니다. 그가 독재자 박정희의 정책, 이념, 철학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이를 다시 복원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자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 <오마이뉴스> '박정희의 부활은 김대중의 눈물이다'최근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해 완전히 침묵하고, '우리가 남이가'로 관권개입, 지역감정을 일으킨 유신 공안검사 김기춘을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볼 때, 그리고 대통령 주변에 포진한 유신시대의 인물, 또 많은 군인 출신 인사들을 볼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박정희 유신정치의 유전자가 살아남아 있다.
또한 국정원 선거개입 관권선거 사건에서 보듯이 민주주의는 여전히 위태롭다. 개성공단 문제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번 세제개혁에서 드러난 중산층 지갑 털기는 이 정부가 관연 민생의 안정을 생각하는 정부인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러한 우리 현실을 볼 때 '김대중 테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김대중 테제'는 그냥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처럼 '서생적 문제인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실현이 빨라진다. 김대중의 역사에서 보듯이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김대중 대통령처럼 국민을 믿고 국민에게 의지하면서 용기를 갖고 쉬지 않고 노력한다면 '김대중 테제'는 실현될 것이다. 이제 이것은 살아있는 자의 몫이다.
김대중을 그리워하는 이유, 용기와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