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5일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 대첩' 유세에서 가수 이은미씨와 손잡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남소연
명품안경, 명품의자, 부산저축은행, 부정취업, 호화저택 등은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쏟아진 의혹들과 직결된 키워드들이다. 이는 당시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인터넷에서 문재인 후보를 비방했다고 고발한 내용에 대체로 충실한 키워드 선정이었다.
1차 73개의 키워드가 선정된 이후 유 팀장은 추가로 "키워드를 최대한 많이 선정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신아무개 사이버팀 경장이 민주통합당의 고발장을 참고해 27개(2차)의 키워드를 추가로 선정했다.
'대선토론 협력 열쇠 사람 주체사상 슬로건 동계올림픽 DMZ 나꼼수 26년 수임료 법무법인 서민 김정은 김일성 호구 사랑채 취업특혜 기득권 특권 다운계약서 부산저축은행 나라사랑 가식적 위선적 호화주택 네이버'
명품안경, 명품의자, 부산저축은행, 부정취업, 호화저택 등 문재인 후보에게 부정적인 키워드 검색을 보완하기 위해 수임료, 법무법인, 사랑채, 취업특혜, 호화주택 등을 추가로 선정한 것이다.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 23분과 오후 8시 28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지방경찰청에 공문을 보내 총 100개의 키워드 검색을 공식 요청했다.
키워드 검색 4개로 축소... "100개 다 하면 1월로 넘어가"그런데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분석팀은 12월 14일 저녁부터 '문재인, 박근혜,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4개의 단어와 김아무개씨의 노트북에서 발견된 아이디·닉네임 40개 등 총 44개의 키워드로 검색·분석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서경찰서에서 총 100개의 키워드 검색을 공식 요청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날(12월 15일) 열린 회의에서는 기존의 키워드 검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12월 15일 오후 8시 이아무개 수사과장과 김아무개 수사2계장, 장아무개 사이버범죄수사대장, 김아무개 사이버분석팀장, 4명의 분석관이 참여하는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문재인, 박근혜,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등 4개의 단어와 아이디·닉네임 40개를 결합해 키워드 검색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최종 결정했다. '아이디·닉네임으로 작성한 게시글 확인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찰의 감찰 결과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참석한 분석관들은 "(대선과) 관련없는 단어가 대부분이다, (100개의 키워드 검색을) 다하면 1월로 넘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임아무개 분석관은 "핵심단어 4개와 아이디·닉네임 40개로 검색해야 게시글, 댓글 확인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임 분석관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열린 회의에서도 "키워드 선정을 제가 수서서에 요청했지만 너무 많아서 4개로 줄이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100개의 키워드 검색을 진행할 경우 분석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관들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정보기술(IT) 전문가인 김인성 한양대 교수는 "수서서 수사팀이 당초 요청한 대로 100개의 키워드를 넣어 분석해도 하루 이틀이면 검색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경찰, '국정원 수사 축소' 해명도 거짓).
이후 서울지방경찰청은 총 100개의 키워드 검색을 요청한 수서경찰서 공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수사과장과 수사2계장,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사이버분석팀장이 별도로 모여 논의한 끝에 다시 공문을 받는 것으로 결정났다. 결국 서울지방경찰청의 요구에 따라 수서경찰서는 12월 16일 오후 3시 06분에 '4개의 키워드 검색'을 요청하는 공문을 다시 보냈다.
권은희 과장 "서울청 지시와 재촉 없었다면 키워드 축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