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정상화 관련 원내대표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남소연
하루 전 국정조사 국조특위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등을 포함한 29명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당초 '원·판·김·세'를 요구했던 민주당은 이제 '김·세' 증인 채택을 위해 사활을 건 모습이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어제 '원·판' 증인채택이 확정됐지만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며 "'김·세'는 언제까지 비겁하게 뒤로 숨을 건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경민 최고위원도 "'원·판(원세훈·김용판)'과 '김·세'는 똑같은 격을 갖는 증인으로, 원판은 서부극에서 처음부터 등장한 무법자고 김세는 무법자의 실세 배후"라며 "만약 '김·세'가 빠진다면 나쁜 마법사가 빠진 해리 포터"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들이 국조에 나와야 하고 실제 입을 열어야 한다"며 "만약 의미를 잃어 버린 국정조사가 될 경우 국조는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처럼 민주당이 '김·세'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핵심으로 꼽는 것은 이들을 통해 새누리당-경찰청-국정원의 커넥션을 밝혀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단 김무성 의원이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지난 해 12월 16일,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 발표가 있기 10시간 전 김무성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은 '댓글의 증거가 없다, 경찰이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민주당은 권영세 주중대사와 박원동 전 국장의 관계를 파헤치는 것 역시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당시 상황실장이던 권 주중대사가 지난 해 12월 16일 박원동 전 국장과 수차례 통화했다는 제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국장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허위 수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즉, '권영세-박원동-김용판'으로 이어지는 커넥션을 밝히기 위해 핵심 인물들에 대한 증인 채택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김·세' 증인 채택에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쓰고 있지만 긍정적 결과가 나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입장은 강경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김·세'를 증인으로 내어주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에 치명타를 주는 일이라 여기고 있다. 김 의원은 대선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권 대사는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대선 국면을 이끌어왔다. 핵심 좌장이 국정원 국정조사 증인으로 서는 것은 곧 박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 결과 자체를 흔드는 것으로 번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최경환 원내대표는 "두 사람의 (증인) 출석만큼은 짐을 싸들고라도 막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국조 증인 채택 권한을 위임받은 권성동 국조특위 간사도 "'김·세'는 국정조사에 나올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의 반발에 막혀,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채택이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반쪽짜리 청문회'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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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권영세 나와라!... '논개 작전' 펼친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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