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서는 향토사학자 유승광 박사라 불리 우는 그를 8월 4일 오후 그의 자택(서천군 비인면)에서 만났다.
임재근
- 1인시 위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사건이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동안 4.19혁명과 6월항쟁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왔는데, 독재시대에나 일어나는 일들이 반복되는 걸 교사로서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촛불문화제 자유발언 시간에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해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동안 지켜온 민주주의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얘기로만 끝낼 게 아니라 현직 교사로서 양심을 걸고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고민을 했다. 7월 21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국정원 사태는 분명히 선거 개입이며, 경찰은 이를 은폐·축소했다. 국가 기관이 선거에 불법·탈법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할지 의문이다.
우리 교육의 목표는 민주시민 육성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민주시민을 제대로 육성하겠나. 아이들이 왜 이렇게 나라가 시끄럽냐고 질문했을 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이었다. 지도층이 올바르지 않은데, 아랫물이 맑을까? 문제에 대해 학생들도 알아야 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교사로서 1인 시위에 나섰다."
- 이번 국정원 사태에서 가장 분노한 부분은? "지난해 12월 11일 국정원 직원의 댓글 사건을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나'하며 분노했다. 12월 16일 대선후보 TV토론 직후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보고도 그랬다. 아무리 사안이 급하다고 해도 밤 11시에 발표할 수 있나. 그때 분명히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경찰 분석관들의 대화내용이 담긴 CCTV를 본 뒤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거짓이고, 그간의 여러 의혹이 사실이라는 확신도 생겼다. 최근 방송 등 여러 언론이 국정원 사태와 촛불 보도를 축소하는 것에도 화가 난다."
-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는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직적으로 이뤄진 일 같다. 국정원, 경찰,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움직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요구는 과연 진실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그동안 국정조사를 방해했다.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간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 역사적으로 볼 때 어떤 사건과 비슷한가?"이번 사건은 1960년 3.15부정선거와 일맥상통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 사건은 작지 않다. 결국은 정권에 대한 심판이 있을 것이다."
아빠는 매일 1인 시위·아들은 매일 촛불- 1인 시위와 서천의 촛불문화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7월 21일부터 1인시위를 시작했다. 출근 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한 시간씩 서천오거리, 동쪽로터리, 서쪽로터리 등 유동인구와 차량 이동이 많은 거리에서 진행하고 있다. 1인 시위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촛불문화제는 6월 말부터 매주 목요일 봄의마을 광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작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백여 명까지 모인다. 오는 8월 8일에는 최대로 모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