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천 습지생태공원에서 보이는 경안천의 '자연'스러운 풍경.
햇살바람
광동교를 건너면 찻길은 45번에서 325번으로 바뀌고 퇴촌면을 향해 우회전하면 비로소 경안천이 눈앞 가까이에 다가온다. 올해로 11회째 토마토 축제를 열고 있다는 퇴촌면 동네답게 길가에 토마토 농장과 과일을 파는 노점이 많다. 마을 정자 같은 노점에 앉아 농장에서 갓 나온 빨갛고 큰 토마토 외에 주황색을 띤 대추모양의 토마토가 신기해 먹어 보니 예쁜 모양만큼 달다.
아주머니는 이런 날 자전거를 타고 어딜 가냐며 더 먹고 가라고 큰 토마토들을 바구니에 더 담아 주셨다. 후식으로 달고 진한 시골표 냉커피까지 주시고, 퇴촌면 주민들의 훈훈한 인심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아주머니의 정보에 의하면 퇴촌면의 경안천변에도 자전거 도로가 생긴다니 내년엔 토마토 축제에 꼭 가봐야겠다.
경안천변에는 물과 숲이 어우러진 서정적인 풍경의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이 있다. 샤워꼭지처럼 솟아 있는 재미있는 모양의 연밥과 빗물 방울이 알알이 맺힌 수련 밭, 가을 풍경이 기대되는 갈대숲까지 펼쳐져 있는 넓은 습지공원이다. 경안천이 팔당호와 합류하면서 이런 큰 습지가 만들어졌다. 특히나 비 내린 후 찾아가니 경안천변에 물안개가 구름처럼 그림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고, 공원을 이루는 초록빛은 더욱 짙푸르게 다가온다.
개구리 소리와 풀벌레 소리, 녹음으로 가득한 공원을 산책하다 사각 구멍이 뚫려 있는 조류 전망대에 고개를 넣어 보았다가 난생 처음 쇠물닭을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중부 이남에 번식하는 여름새로, 부리에서 이마까지 새빨갛고 울음소리가 참 독특한 쇠물닭은 인적이 드문 늪지대에서 주로 생활한단다. 이름은 한국적이지만 외양는 이국적인 새다.
팔당호의 최대 지천인 경안천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하천오염의 대명사였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태어나 광주시를 거쳐 팔당호로 들어오는 43.9㎞의 경안천은 상수원 팔당호를 오염시키는 수질악화의 주범이었다. 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에 측정한 경안천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4급수 이하, 하수도나 다름없는 물이 흐르던 '죽음의 하천'이었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는다.
도심 속에서 열리는 오일장터, 경안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