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렌즈가 엄청 두껍다.
김동수
특히 왼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왼쪽은 약시입니다. 동네 안경점에는 시력에 맞는 렌즈가 없어 따로 주문을 합니다. 그래서 새 안경을 할 때마다 며칠을 기다려야 합니다. 눈이 좋은 사람은 그 불편함을 잘 모를 것입니다. 렌즈가 두꺼운 만큼 무게도 많이 나가기 때문에 힘듭니다. 여름철만 되면 안경이 자꾸 흘러내립니다. 돈도 많이 듭니다. 렌즈 한 개에 15만 원이 넘기 때문에 안경테까지 하면 40만 원이 넘습니다. 좋은 눈을 가지신 분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지 알 것입니다.
안경을 맞출 때마다 안경사와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목사님, 이번에도 시력이 조금 떨어졌네요.""그렇네요. 저번에 맞춘 안경은 잘 안 보여요. 이제 나이가 쉰을 앞두고 보니 노안까지 오는 것 같아요. 근시가 심한 사람은 노안도 빨리 오는 것 같아요.""그것은 잘 모르겠네요.""아무튼 눈이 좋은 사람은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저희 안경점에는 맞는 렌즈가 없으니까. 며칠 기다려야 하는 것 아시죠?""알고 있습니다."물론 시각장애인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불평하는 것 자체가 교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참 간사합니다. 자기가 처한 입장과 환경에서 모든 것을 보려고 합니다.
저도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눈이 좋았습니다. 양쪽 눈 시력이 각각 1.0, 1.2였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안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갑자기 중학교 3학년부터 눈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안경을 쓸 때는 조금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안경 쓰는 학생은 공부를 잘한다(?)는 황당한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하지만 시력은 뚝뚝 떨어졌습니다. 당연히 공부는 못했습니다. 시력 잃고, 공부도 못했습니다. 눈이 나빠 군대 안 간 고위공직자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조금만 힘(?)을 썼다면 시력 때문에 군대도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논산훈련소에서 정밀 시력검사까지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남들처럼 군 복무를 해야 했습니다.
눈 관리 잘하세요...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