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청량산 계곡을 흐르는 물
임재만
도산서원을 나와 청량산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퇴계로를 지나자 낙동강 지류인 예안강이 시원한 모습을 드러내며 여행길을 즐겁게 한다. 길을 역류하며 거침없이 흘러가는 강물은 푸르고 맑아 청량감을 더해준다. 주변의 산세도 제법 높아 강변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 되고 누구라도 이 길을 걷노라면 자연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에 그만 풍덩 빠지고 말 것 같다
예안강을 따라 봉화로 올라가자 청량산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그 주변에는 청량산 박물관과 음식점 그리고 래프팅하는 곳이 들어서 있고 강 건너에는 학소대라는 병풍바위가 강물로 쏟아질듯 솟아 절벽을 이루고 있다. 그 절벽으로 폭포라도 쏟아지면 가히 장관을 이룰 것 같다. 강가에는 캠핑족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는데 예안강은 벌써부터 낚시꾼들의 은어 낚시로 야단스럽다.
다리를 건너 청량산으로 들어섰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가파른 산세로 인하여 계곡에 갇힌 느낌이다. 간간히 민박집과 식당이 자리하고 있고 청량사로 올라가는 곳에 넓은 주차장과 정자가 있다. 청량사로 오르는 길을 먼데까지 살펴보니 제법 가파르다. 청량산 안내도를 살펴보았다. 청량사는 산 중턱에 위치해 있고 12개 봉우리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청량산 입구에서 바라본 풍경과 전혀 딴판으로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지은 것으로 되어 있는 청량사는 큰 절은 아니지만 그림의 위치로 보아 분명 명당에 지어진 것처럼 보인다.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는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어찌나 가파른지 자동차도 오르기 버거울 만큼 급경사다.
산사로 향하는 길을 따라 연등이 주마등처럼 걸려 있고 산새들이 길을 따라 안내를 한다. 정겨운 매미소리도 들리고 졸졸 흐르는 계곡물도 친구가 되어 산길을 열어 준다. 한참을 올랐는데도 산사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땀방울이 이마에 쉼 없이 흐르고 숨이 거칠어져 잠시 쉬어갈까 하는데 보살님들이 줄지어 내려온다. 그 뒤를 올려다보니 절 지붕이 살포시 내밀고 나를 훔쳐보고 있다.
시멘트길이 끝나고 나무계단을 오르자 청량사 입구에서 약수가 반갑게 맞이한다. 어찌나 반가운지 얼른 바가지에 물을 가득 담아 마셔보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가파른 산길이 만들어 준 물맛이 끝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