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의 기적, 지자체장 치적용으로 과장됐다"

울산시, 10년간 연어 240만 마리 방류해 2500마리 희귀

등록 2013.07.31 16:40수정 2013.08.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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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를 1년 앞둔 2009년 3월 5일, 울산 중구 다운동 신삼호교 아래 태화강에서 열린 2009년 태화강 어린연어 방류행사에서 박맹우 시장(오른쪽), 윤명희 시의장 등 참석자들이 어린연어와 은어를 강물 속으로 방류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둔 2009년 3월 5일, 울산 중구 다운동 신삼호교 아래 태화강에서 열린 2009년 태화강 어린연어 방류행사에서 박맹우 시장(오른쪽), 윤명희 시의장 등 참석자들이 어린연어와 은어를 강물 속으로 방류하고 있다. 박석철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이 심각했던 태화강이 전 시민적 노력으로 깨끗한 물로 다시 부활한 후 수년 전부터 태화강에는 연어가 돌아오고 있다.

이를 두고 울산시는 그동안 박맹우 울산시장의 치적으로 치켜세웠고, 대다수 언론에는 '태화강의 기적' 등으로 보도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박맹우 시장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3선을 하는 데 태화강 치적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특히 이같은 대대적인 홍보에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태화강이 4대강 사업의 롤모델이다"는 언급을 하면서 태화강이 4대강 사업 강행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울산시의원 "태화강 연어 방류 행사 전시용으로 하면 안 돼"

울산시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년 수십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태화강 중류에 방류하면서 방류행사 자체도 대대적으로 홍보해 '태화강의 기적'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실제로 연어의 희귀율이 얼마인지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었다.

최근 울산시의회 김일현 의원이 이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그는 시정질문을 통해 "강원도 치어 양식장에서 가져온 4~5cm 크기의 어린 연어 수십만 마리를 맑은 강물에 놓아주며 성체가 되어 태화강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하지만, 방류 후에는 치어가 몇 퍼센트 살아서 바다로 들어가는지, 회귀율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조사와 통계치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매년 어린 연어를 방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때다"며 "어린 연어를 방류한 후에 바다로 들어가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원도 부화장에서 가져온 어린연어를 태화강 상류지역에서 일정기간 적응기간을 가진 다음 방류하면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시의원의 질문에 울산시가 지난 29일 그 답을 내놨다. 울산시에 따르면 2000년부터 수산자원사업단 양양연어사업소 지원을 받아 2013년 현재까지 태화강에 어린 연어 243만 마리를 방류했고, 현재까지 태화강에 회귀한 어미연어는 2500마리로 조사됐다. 희귀율이 0.1%에 그친 것이다.

울산시는 "방류한 어린 연어는 북해도 수역을 거쳐 베링해와 북태평양에서 성장 회유하다가, 2~5년 후 모천인 태화강으로 산란하기 위해 회귀한다"며 "방류한 연어 회귀량 조사는 2005년부터 목시조사(눈으로 살핌)에 의존하다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2007년부터 어린 연어 방류장소인 신삼호교 아래 지점에서10월 하순부터 12월초까지 포획망을 설치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울산시는 김일현 의원이 "어린 연어를 태화강에 오래 머물게 해 적응기간을 가지도록 하자"는 주문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며 울산시와 울주군이 공동으로 건립하고 있는 태화강 생태관이 2014년에 준공되면 울산시에서 직접 생산한 어린 연어를 방류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은 완벽하게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화강의 기적, 지자체장 치적용으로 쓰인다"

울산시는 올해 3월 15일 태화강 중류인 중구 다운동 신삼호교 아래에서 박맹우 시장과 박순환 시의회 의장, 기초단체장, 시민·학생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3 태화강 연어 방류 행사'를 가졌다. 매년 해오던 행사의 연장선이다.

당시 행사에서는 어린 연어 32만 마리와 은어 치어 2만 마리가 함께 방류됐는데, 방류된 연어 중 30만 마리는 양양연어사업소에서, 나머지 연어 2만 마리와 은어는 경남도 민물고기연구센터에서 공급됐다.

이렇게 울산시가 지난 2000년부터 수산자원사업단 양양연어사업소 지원을 받아 현재까지 태화강에 방류한 어린 연어는 모두 243만 마리지만 태화강에 회귀한 어미 연어는 모두 2500마리, 희귀율이 0.1%에 그쳐 요란한 행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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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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