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분위기 밀려서 대안학교 학생과 제가 '캐리커처배틀'을 하고 있습니다.
이동수
대부분이 고등학생을 응원하는 일방적인(?) 분위기여서 그런지, 긴장이 됐고 등줄기에 땀이 흐를 지경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 번쯤은 그려 준 분들이 많아서 이런 상황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대안고등학교 학생은 전문가용 수채물감이 담긴 팔레트를 꺼내더군요. 저는 어린이용 12색 색연필을 꺼내서 들었습니다. 이렇게 분위기와 도구에서 제가 일찌감치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30초 캐리커처가 시작됐는데,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과 연대 온 분들의 환호와 응원이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합니다.
학생에게는 "정말 잘 그린다!", "대단하다!"라는 응원이, 제게는 "쌤, 떨고 있는 거 같아~", "긴장풀어요~"라는 약올리는 응원 아닌 응원을 해줬습니다. '그래요, 좋아요, 해보자구요~' 저는 스스로 응원하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