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전 국세청장.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에 대해 전군표 전 청장은 뇌물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전씨는 이날 <연합뉴스>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30만달러와 시계를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도 내가 그런 비슷한 일을 한 번 겪지 않았느냐"면서, 세무조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이든) 해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청장쪽은 별도의 변호인을 선임한 상태다. 전씨 변호인쪽에선 허 전 차장의 진술에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CJ 이재현 회장 등과의 4인 회동 여부에 대해서도 전씨쪽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씨쪽의 이같은 반박으로 세무조사 무마를 둘러싼 전직 국세청 고위층의 금품수수 의혹은 진실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또 허씨가 국세청 주요보직에 있었던 당시에 추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CJ가 지난 2008년 이 회장의 거액 차명 재산이 드러난 후 국세청에 1700억 원의 세금을 자진 납부하는 과정에서도 허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들여다 보고 있다.
검찰쪽에선 이 회장쪽에서 자진 납부한 세금 상당수가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매각대금 양도차익에 따른 소득세인데다, 포탈 금액 자체도 컸던 점을 주시하고 있다. 국세청이 이 회장 등을 조세포탈혐의로 검찰에 고발 하지 않은 이유가 CJ쪽의 로비 때문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도 검찰 수사를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 터진 세무비리 의혹에 국세청 '당혹'국세청은 또 다시 터진 세무비리 의혹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현 정부들어 김덕중 국세청장이 내부 부패와의 전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직 국세청장과 차장의 거액 금품수수 의혹이 터지자 난감해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 일이며, 당시에 연루됐던 사람들은 현직에 있지 않다"면서 "검찰에서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잊혀질 만하면 툭하고 터져 나오는 비리 사건으로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게다가 최고위층에서 재벌 기업과 불미스러운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세청의 신뢰가 무너질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번에 또 다시 비리에 연루된 전군표 전 청장은 이미 지난 2007년에 현직청장으로선 처음 구속되기도 했다. 이어 이주성 전 청장도 수뢰혐의로 구속됐었다. 지난 4월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직원들의 뇌물 수수 사실이 대거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김덕중 신임 청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내부 청렴과 부조리 근절을 위한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세무조사 감찰 태스크포스팀을 출범시켰고, 한 번이라도 금품수수가 적발되면 조사 분야에서 일 할 수 없도록 했다. 6월에는 개청 이래 처음으로 검사출신 외부 인사를 감사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부 비리 척결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와중에 전직 고위층의 비리 의혹이 나와 아쉬울 뿐"이라며 "그럼에도 내부 부패와의 전쟁은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공유하기
30만 달러와 명품시계로 3560억 세금 막았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