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녀벌레는 북미산 외래해충으로 2009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암회색을 띤 매미아목에 속하는 '미국선녀벌레'는 성충의 크기가 5.5~8㎜로, 나무 즙액을 빨아 먹어 과수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해충이다. 아카시나무 등이 많은 산림에서 1차 증식한 후 인접한 농경지로 유입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산간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인삼에 큰 피해를 준다.
인삼은 7~8월에 많은 영양분을 뿌리로 내려 보내는데, 이 시기에 확산되면 인삼포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힌다. 수확기에는 배설물로 인해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꽃매미'는 2006년부터 국내에 침입해 포도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겨울철 추운날씨와 방제노력으로 경기지역은 지난해보다 60% 이상 피해가 감소했다. 하지만 자칫 방제에 소홀하거나 좋은 환경이 주어지면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포도, 머루, 가죽나무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어 과실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경남 사천시에서는 '갈색여치'의 존재가 확인됐다. 지난 2001년 충북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던 이 해충은 최근 남부지역으로 그 세력을 넓히고 있다. 농작물을 무차별 갉아먹는 데다 동족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아 신속한 구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큰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갈색날개매미충'은 2011년에 침입해 대부분 농가가 피해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는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블루베리나 산수유 등에 피해를 주며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해충은 특히 새로 나온 나뭇가지를 찾아 알을 낳고 피해를 주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매미충들은 30~40일 정도 애벌레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6월 중순에 과수원 주변 어리벌레들을 1차 방제해야 하고, 성충이 돼 날아드는 7월 중·하순부터는 과수원 중심으로 2차 방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사와 기후변화가 원인, 천적 없어 번식속도↑외래 해충의 유입 경로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중국발 황사'로 알려졌다. 벼 해충으로 잘 알려진 멸강충과 벼멸구, 흰등멸구, 애멸구 등의 '멸구류'도 황사를 타고 넘어오는 외래 해충이다. 이들은 벼, 밀, 조 등을 기주식물로 삼아 줄무늬잎마름병, 검은줄오갈병 등의 병충해를 유발한다.
'꽃매미'도 중국 열대지역에서 황사를 타고 넘어온 외래 해충이다. '중국매미'라고도 불리는 이 해충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발견돼 왔지만 본격적으로 과수농가에 피해를 끼치기 시작한 건 얼마 전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한반도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열대지역에서 날아 온 꽃매미가 그동안은 국내 기후에 적응을 못해 금세 죽었지만,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적응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 해충들을 먹이로 삼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번식 속도도 빠르다.
경기도청 환경농업연구과 이영수 연구사는 "외래 해충은 대부분 갑작스레 유입되기 때문에 자연에 천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수입 농산물에 외래 해충이 섞여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살충제만으론 한계... 천적 방제 도입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