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들과 함께왼쪽부터 한영진 관장, 김희영 할아버지, 박슬기 관장. 여기는 공동 관장제라 관장이 두 명이다. 이 두 관장은 김희영 할아버지가 포기하지 않고 훈련 스케줄을 따라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했다.
송상호
옆에서 우리 이야기를 듣던 박 관장은 노인반 개설을 쾌히 승낙했다. "그거라면 우리 체육관도 좋죠"라면서. 노인반이 개설되면 어르신들 체력에 맞는 훈련시스템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 할아버지의 도전이 새로운 역사의 계기가 될 듯도 싶다. '격투기 노인반 개설'이란 새로운 역사 말이다.
김 할아버지는 자신이 해보니 알겠다며 "나이가 들수록 이런 운동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관장은 "노인이라고 노인끼리 게이트볼 등을 하는 것보다 젊은이들과 함께 격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신 모두에 도전을 받아 젊어진다"고 했다.
"올 연말에 실전에 나가도 될 듯"처음엔 무슨 운동인지 모르고 시작했다는 김 할아버지. 태권도 비슷한 운동이려니 했단다. 처음 두 달 동안엔 주야장천 체력단련(복근운동, 줄넘기 등)만 했으니 말이다. 두 달이 지나고 무에타이가 격투기라는 걸 알았다고. 그것도 자신이 15년 전에 본 태국 영화<옹박>과 같은 무술이라는 것을. 태국의 자존심을 위해 싸운 옹박의 정신이 독립운동 정신과도 관련 있어 보여 더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체력단련뿐만 아니라 정신수양까지 되는 운동이니 말이다.
평생 직장생활 하면서 간단한 산책조차 하지 않았다는 그.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살다보니 짬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야 자신의 노후를 위해 건강보강에 나선 것.
김 할아버지는 실전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젊은이들과 한판 승부를 겨뤄보고 싶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겪어보고 싶다고. 육순의 나이에도 아직 그는 사나이 기질이 살아 있었다.
사나이들은 안다. 어린 시절, "야! 너 쟤하고 싸우면 이기냐"가 무슨 뜻인지를. 이런 느낌을 아직도 그는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발차기가 멋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미드킥(발로 허리 부분을 가격하는 킥)'이 그렇게 멋있어 보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