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해를 가리고, 연인의 손을 잡고 현대차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하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동수
그렇게 도착하고 보니 현대차 철조망 담 안쪽에는 관리자인지 용역인지 분간이 어려운 사람들이 담을 따라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종 신경을 건드리는 함성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른바 '하이바'를 쓰고 방패를 가진 준비된 모습이었지요.
저는 일단 어린이 놀이방 천막을 찾아 갔습니다. 아이들에게 '레알로망 캐리커처'를 그려주기 위해서였지요. 거기에는 인천에서 온 아이들, 울산에서 온 아이들, 서울에서 온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더위에 지친 아이들이 막 낮잠을 자고 일어난지라 조심스럽게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입구 쪽 담장에서 희뿌연 연기가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 놀이방을 운영하던 분들은 경찰이 최루탄을 쏜 것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을 피신시키려고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저도 다시 상황을 파악하려고 그곳으로 달려갔지요. 거기에는 아까 그 관리자인지 용역인지 분간이 어려운 사람들이 완전무장에 가까운 준비를 하고 그야말로 죽창을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화기를 마구 쏘아대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