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임금협상 난항

'장기발전전망·주간연속2교대제 임금보전 방안' 쟁점

등록 2013.07.22 16:44수정 2013.07.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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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사가 2013년도 임금 협상을 위해 19일부터 집중 교섭에 나섰지만, 결렬되면서 임금협상이 여름휴가 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한국지엠의 임금 협상이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은 여름휴가 전에 타결됐다. 특히 올해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이하 한국지엠지부)' 차기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노사 모두 조기에 임금 협상이 완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성과급 330%+600만 원, 가족수당, T/C(조립라인)수당, 사무직 조직관리 및 조사연구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또한 장기발전전망으로 각 공장별 신차 투입, 신형엔진·미션 생산, 연구·개발기능 확대, 내수 확대 방안, 고용안전 협약 체결, 주간연속2교대제·월급제 시행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임금협상 타결즉시 격려금 400만 원 지급, 연말 성과급 200만 원 지급 및 T/C수당 1만원 인상 등을 제안해 왔다. 또한 신제품 투입·생산에 대한 변동사항 공유와 제품 유치 및 물량확보 방안 모색, 신제품 투입·판매 네트워크 개선을 통한 내수 증대 등을 제시했다.

19일 한국지엠 노사는 25차 임금 교섭에 나섰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투쟁 지침을 통해 19일 야간 6시간 파업, 22, 23일 주야간 각각 4, 6시간 파업기로 결정했다.

 2013년 임투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 대회.<사진 출처 : 한국지엠지부 홈페이지>
2013년 임투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 대회.<사진 출처 : 한국지엠지부 홈페이지>한만송

"문제는 장기발전이야, 바보야"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는 선전 문구를 전면에 내세워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승리했다. 경제 문제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한 것이다.


한국지엠의 고질적 문제는 바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엠에 의해 생산 물량과 회사 장기 발전 방안 등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한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무한 경쟁 시대라고 하지만, 언제든지 생산 물량이 지엠의 외국 기업에 이전될 수 있다. 이로 인한 한국지엠 종사자들은 고용 불안을 안고 일해왔다.

한국지엠지부가 지엠 경영진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마도 '문제는 장기발전이야 바보야(It's the long-run growth, stupid)'가 아닐까?


이에 따라 올해 한국지엠 임금 협상의 핵심은 임금과 성과급에 있지 않다. 지난 해 재차 촉발된 한국지엠의 불투명한 고용 문제와 자동차 3사의 핵심 요구 사항인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문제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엠은 작년 11월 1일 차세대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캡티바를 군산공장에서 이전·생산한다고 밝혀 부평공장의 고용불안을 촉발했다. 역시 부평공장에서 생산되어 온 아베오도 향후에 생산하지 않겠다고 최근 교섭 장에서 사측은 밝혔다.

이밖에도 생산 물량이 얼마 되지 않는 수동 엔진만 부평공장에 생산한다는 계획이라, 부평공장의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감은 크다. 노조가 이번 임금 협상에서 안정적인 생산물량 확보 방안과 장기발전전망을 내놓으라고 사측에 요구하는 상황에서 사측은 오히려 생산 물량 이전과 축소를 통보한 셈이다.

한국지엠지부 소속 한 조합원은 "휴가를 넘기더라도 고용에 대한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현장 분위기다. 4년 만에 쌍용차도 기본급 8만2천원 인상안도 부결이 났다"고 분위기를 전할 정도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장기 발전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자고 해도, 사측은 장기 발전 전망과 관련해 결정권이 없다면서 말 할 수 없다는 의사"라며, "누가 죽는지 끝까지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속2교대제 임금 보전 방안 '줄다리기'

한국지엠지부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실해에 중요한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금인상 투쟁 출정식 때 민기 지부장은 연속2교대 쟁취를 강조했다.
하지만 사측은 주간연속2교대와 관련해 노조에서 요구하는 '완전월급제'는 불가능하다면서, 연속2교대제로 줄어드는 임금을 '교대제 생산 장려 수당'으로 보존하겠다는 밝혔다.

사측은 "근무형태 변경과 관련, 제조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현 시점에서 인건비 및 제조비용의 상승을 초래하는 임금 보전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통상 수당 8만원, 하반기에는 통상 수당 11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단, 지급 대상을 현 2교대 근무자 중 주간연속2교대제 전환 시 일급제 인원으로 한정해, 관리·감독자나 신입사원은 해당 사항이 없다.

또한 연속2교대를 시행할 경우 현장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월 60만 원정도 삭감되고, 사측은 향후 퇴직금 정산에서 6000억~7000억 원을 벌게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임금교섭 #주간연속2교대제 #장기발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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