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어디에...
"지정서고 목록에 없다"-"전자문서로 이관"

노 전 대통령 쪽 "지정서고는 종이기록 위주, 회의록은 전자기록"

등록 2013.07.19 13:54수정 2013.07.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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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종 재가한 자료 목록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쪽은 이에 대해 19일 "정상회담 회의록은 업무관리시스템인 'e지원'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원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국가기록원에 자료를 넘기기 전 최종 재가한 목록에 정상회담 회의록이 있냐"는 위원들의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 목록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지정서고에서 보관 중"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등 몇몇 언론은 19일 박 원장의 발언을 전하며 노무현 정부가 e지원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저장하지 않았거나 이관 전 회의록을 삭제한 뒤 대통령지정기록물 목록을 작성해 국가기록원에 넘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쪽 핵심인사는 '18일 국가기록원이 노 전 대통령의 최종 재가 목록에 회의록이 없다고 답한 게 사실이냐'는 물음에 "확인해주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역으로 목록에 있다면 회의록을 찾지 못했겠냐"며 '국가기록원에 회의록이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e지원에 전자기록으로 남겨져... '회의록'말고 다른 제목일 수도"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과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지낸 임상경 전 관장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정서고라면 종이기록을 대상으로 보관하는 공간이니 전자문서 등은 당연히 없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노무현 정부 관계자들은 줄곧 노 전 대통령이 보고받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전자문서 형태로, e지원 시스템을 거쳐 전달됐다고 밝혀왔다. 임 전 관장은 "회의 자리에서 메모하는 건 종이기록을 쓸 수도 있지만,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것은 거의 100% 전자기록"이라며 "지정서고에 있는 목록이라면 종이기록 중심으로 정리한 것일 테고, 많은 전자기록이 (이 목록에)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선 그런 서류(남북정상회담 회의록)는 종이가 아니다"라며 "대통령기록관 시스템 '팜스'와 별개로, 전자결재 과정에서 자동으로 제목과 목록이 만들어지는 e지원에 (회의록이) 없다면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OO회의록'이란 제목은 목록에 없을 수밖에 없다"며 "대개 회의 결과를 요약해 보고하고 그 뒤에 회의록을 첨부한다, 그럼 문서명은 '결과 보고' 내지는 '후속조치 검토 보고'식"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가 만든 지정기록물 목록에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다른 이름으로 담겨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전 비서관은 "e지원은 통합검색이 되는데, 팜스는 접근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 '회의록'을 검색어로 하면 안 나올 수 있다"며 "그렇다고 '회의록이 없다'고 공표하면 (국가기록원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회의록 존재 22일 확인하기로... "'더 찾아보자'는 주장, 설득력 얻은 것"


민주당 한 관계자 역시 '목록에 없다'는 박경국 원장 발언은 "'못 찾았다'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래 '회의록이 없다'는 투로 말했고, 야당 쪽에서 '찾아볼 만큼 찾아봤냐, 답변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자 최경환 위원장도 '더 찾아봐야지,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고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선 계속 '회의록이 있냐'고 묻고, 국가기록원은 '없다'고 답해서 우리가 '없다고 얘기할 정도로 다 찾아봤냐'고 문제 제기했다"며 "국가기록원이 당초 '본문 검색도 해봤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최 위원장도 우리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전문가를 동원, 22일까지 더 찾아보기로 한) 합의문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대통령지정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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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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