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호 기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을 관리해주는 디자이너가 이 모씨(75·여)에서 40대의 다른 여성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박 대통령과 20여년전부터 인연을 맺고 지금의 박 대통령 헤어스타일이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와 현대적 이미지를 적절히 조화시키도록 만들어준 숨은 공로자다.
이 씨는 박 대통령의 지난 5월초 미국 방문 직전 노령과 피로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고 육 여사와 비슷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실핀을 여러 개 꽂아 뒷머리를 고정시키는 '올림머리'가 기본 형태이지만 시기, 장소, 상황에 맞게 미세한 변화를 주는 방식이었다. 머리 숱이 다소 빈약할 수 있는 50대 이후 여성의 헤어스타일을 볼륨감이 풍부해보이도록 만든 것도 하나의 노하우다.
헤어스타일이 단순한 탓에 박 대통령이 직접 머리를 손질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왔지만 실제로는 헤어디자이너의 조력을 받아온 것이다.
이 씨는 박 대통령이 정치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헤어스타일을 관리해왔으며, 심지어 낙상으로 팔목이 부상을 입었던 상황에서도 당시 박 대통령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깁스를 한 채 머리를 다듬을 정도로 깊은 신뢰를 받았다. 수차례에 걸쳐 노령과 피로를 이유로 후배 헤어디자이너를 추천하면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람을 한번 믿으면 잘 바꾸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 때문에 번번히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헤어관리를 받는 동안 주로 동양고전, 역사, 심신수양, 용인술에 관한 책을 즐겨 읽으며 아침시간이라 대화는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보통 새벽에 일어나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서울 삼성동의 자택으로,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는 '안가(安家)'로, 취임 후에는 청와대로 나가 박 대통령의 출근 준비를 도왔다. 이 씨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 미용실을 해오다 20여년전 지인의 소개로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났으며 현재 산천동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 원효로1가 '머리하는풍경'의 임혜란 헤어디자이너는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아주 어렵지는 않고 어느 정도 테크닉만 있다면 얼마든지 혼자서도 연출할 수 있다"며 "그동안 여성지나 신문을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 혼자 머리를 손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그렇질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고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를 이어가려는 스타일로만 생각했는데 점차 자기 나름의 클래식하고 깔끔한 스타일로 승화시켜온 것 같다"며 "지금처럼 신뢰감이 가고 우아한 스타일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