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터넷판 조선다컴 14일 2시 30분현재 메인화면. 귀태 발언을 집중보도하고 있다. 당연히 촛불은 찾아볼 수 없다.
조선닷컴
<조선일보> 인터넷판인 <조선닷컴>은 14일 오후 2시 30분 현재 '귀태 논란' 관련 기사를 첫화면에 올려놨다. 하지만 서울광장에서 1만여 명이 촛불을 들었다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귀태와 국정원 부정선거 중 어느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부정한 것일까. 귀태 발언도 분명 잘못이다.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 발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발언은 아니다. 하지만 국정원 부정선거 개입은 민주주의를 부정했다. 그러기에 '1만여 촛불 분노'를 실시간은 아니어도 다른 언론사를 인용해서라도 보도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언론이 할 일이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야당 원내대변인 사퇴 부른 막말'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존재 의미를 부인한 말이었다"면서 "자식인 박근혜 대통령도 불인정한다는 해석도 가능했다, 공당의 원내대변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사인(私人)으로서도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막말이었다"고 홍 원내대변인을 맹비난했다.
그나마 <중앙일보>는 새누리당이 과거 야당 시절 막말을 한 것을 예로 들었다. <조선일보>보다는 조금 나은 대목이다. 이 신문은 "야당 원내대변인 사퇴 부른 막말대통령 폄하 발언은 역대 야당의 고질(痼疾) 중 고질이었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속사정이야 어떻든 그나마 발 빠르게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다행"이라며 "여당도 못 이기는 척 사과를 수용하고 국회 정상화에 나서라, 새누리당도 야당 시절엔 못지않지 않았나, 이번 일을 계기로 여든 야든 앞으론 절대 막말은 안 된다는 걸 절감했으면 한다"고 여야가 모두 막말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앙일보> 역시 1만여 촛불에는 관심이 없었다.
<동아일보>도 '대통령 모욕 '귀태' 발언, 미국 의회라면 어땠을까'라는 사설을 통해 "홍 원내 대변인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일해 공인(公人)이 취해야 할 언행과 도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더구나 누구보다 말을 가려 써야 할 원내 대변인이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고 지칭한 것은 저질 폭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귀태'가 저질 폭언이라면 국정원 부정선거는 민주주의를 부정한 저질행위다. 촛불시민 분노를 생생하게 전해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동아일보>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귀태'에 집중한 방송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