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모 KT 노조 위원장이 9일 오후 4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 할당 정책규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시연
이 자리에서 정윤모 KT 노조 위원장은 "이번 주파수 경매안은 미래부가 대놓고 재벌의 담합과 먹튀를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주파수 경매가 천정부지 도박판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각 통신사는 자사가 뱉은 가격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윤 차관은 "이통사에서 자사 입장을 고려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모든 통신사를 만족시킬 수 없어 국민 입장에서 최대한 합리적 풀어보려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주파수 할당 계획이 확정된 상황에서 양측의 논쟁은 소모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 차관은 이날 "정부안을 주파수 주인인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려고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지만 기존 발표 내용과 달라진 게 없어 동어 반복에 그쳤다.
KT와 노조 역시 당장 할당 계획 변경보다 오는 8월 주파수 경매를 앞둔 여론 플레이로 볼 수도 있지만 이석채 회장 퇴진설이나 경영 위기 국면을 돌파하려는 '국면 전환용'이란 시각도 있다.
KT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KT는 이번 주파수 할당이 임금 체불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내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아울러 정부와 대립 구도를 만들어 이석채 퇴진과 경영 위기 국면을 넘어보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대표적 'MB 낙하산'인 이 회장 교체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 부사장에서 물러난 윤종록 차관 임명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KT도 법조계 인사들과 친박계 홍사덕 전 의원과 이병호 전 의원을 각각 고위 임원과 자문위원으로 영입하는 등 '체제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그동안 회사와 '상생'만 강조해온 현 KT 노조 지도부의 '주파수 투쟁'에 대해 내부 비판도 나오고 있다. KT민주동지회는 이날 집회 현장에서 배포한 소식지에서 "그동안 KT노조는 회사 행태에 내부 비판 목소리를 내온 적 없이 이석채 회장 방패막이 역할만 해왔다"면서 "KT 노조의 '투쟁'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통신회사 지원을 뒤에 업은 대리전으로 보고 있고 밥그릇싸움이라며 냉소를 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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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KT 참가비 더 내야"... 노조 항의 집회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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