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군, 무르시 지지 시위대에 발포... 3명 사망

무르시 복귀 시위, 이슬람 무장세력 습격 등 군부와 충돌 본격화

등록 2013.07.06 09:06수정 2013.07.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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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지지자들의 유혈 충돌을 보도하는 <허핑턴포스트>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지지자들의 유혈 충돌을 보도하는 <허핑턴포스트>허핑턴포스트

이집트 군부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유혈 충돌을 일으켜 3명이 숨졌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한국시각)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동부의 공화국수비대 인근에서 군 병력과 무르시 지지자들이 충돌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무르시 지지자들과 언론은 이집트군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를 향해 총탄을 발포하지 않았다"고 즉각 부인했다.

무르시는 지난 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군의 강압에 밀려 대통령직에서 축출당하고 공화국수비대 시설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무르시 지지자들 수천 명은 공화국수비대 본부 앞에서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위대가 철책 경계선을 넘고 무르시 사진을 들어 올리며 항의하자 군인이 이를 빼앗아 찢어버렸고 또 다른 시위자가 다시 무르시 사진을 들고 다가오자 발포했다"고 밝혔다.

카이로의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서도 수천 명의 무르시 지지들이 모여 군부의 정치권 퇴진과 무르시의 대통령직 복귀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쇠 파이프, 곤봉, 방탄조끼 등까지 갖추고 있다.

무르시의 최대 지지기반인 무슬림 형제단은 전날 성명을 통해 "금요예배 후 모든 광장과 거리에서 쿠데타를 비난하는 '거부의 금요일'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반대한 군부의 쿠데타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연합, 이집트 회원국 자격 정지  

호스니 무바라크의 독재 정권이 막을 내리고 지난해 6월 무르시는 이집트 역사상 최초의 민주 선거로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와 일방적인 이슬람 정책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군부까지 개입하며 결국 축출됐다.


이집트 군부는 무르시 측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아들리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앞세운 과도 정부를 출범시켰고, 무슬림 형제단의 지도부 인사 200여 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이슬람 세력도 곧 반격에 나섰다. 이날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이 로켓포와 기관총 등을 앞세워 군 공항과 검문소 등을 습격해 군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또한 아프리카연합(AU)도 이집트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 AU 집행위원장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축출은 위헌적인 정권교체 조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군은 무르시 지지자들의 시위 현장 인근에 장갑차를 배치하며 경계에 나섰고, 무르시를 반대하는 시민들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유혈 충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이집트 군부 #무함마드 무르시 #아프리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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