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밤샘농성에 들어간 오은미, 이현주 도의원
문주현
"정 원장은 스스로 전북도가 구조조정에 대한 숙제를 내줬다는 말을 해왔다. 도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와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돈벌이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도민들도 지방의료원과 민간병원과의 차이를 못 느낀다. 공공의료의 표준을 만들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의료 서비스를 고민해서 공공병원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시점인데…."
이현주 의원은 남원의료원 사태를 공공의료의 위기로 진단했다. 남원의료원은 2012년 2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응급실·분만실·소아과 등 도외지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원의료원으로서는 불가피한 적자였다. 이 의원은 이 적자를 '건강한 적자'라고 표현했다. 도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답은 구조조정이다.
"건강한 적자를 만성적자로 본다면 인건비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벌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노사분쟁은 피할 수 없다. 직원들도 보다 나은 진료 서비스를 주고 싶어 한다. 그런데 퇴직에 따른 인력 충원, 간호사 숫자의 부족 등은 이런 서비스의 걸림돌이다. 결국 구조조정은 환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간다."남원의료원 노동자들도 적자에 따른 희생을 그동안 충분히 감내했다. 5년 동안 임금동결·연차반납·시간외 수당 반납·토요일 무급근무 등 노력을 벌인 것. 이 노력은 남원의료원의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48억 원이던 적자는 2009년 33억 원으로 줄었고, 2011년 11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다만, 2012년 적자가 다시 26억으로 늘었는데, 이는 파업과 공익적 성격과 퇴직급여를 충당하기 위한 부채였다.
기간 적자 폭 감소를 두고 전북도는 정석구 원장의 경영 성과라고 표현했지만, 그 이면에는 직원들의 희생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노조도 지난해 12월 단체교섭 결렬로 인해 벌인 파업 당시 "한 달에 10일을 야간근무하고 간호사 2~3명이 80~90명의 환자를 돌볼 정도로 인력부족이 심각하다"며 "어떤 환자는 되레 간호사들에게 '밥은 먹고 일하냐'며 걱정을 해줄 정도"라고 희생에 따른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오은미 의원은 "최근 진주의료원 국정조사가 이뤄지면서 지방의료원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정치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노사분쟁의 형태로 남원의료원 문제가 벌어진다면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도 시간문제"라며 "그렇게 된다면 김완주 도지사는 제2의 홍준표로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통분담·희생으로 적자 탈피? 악순환의 반복"이현주 의원은 "전북도가 남원의료원 사태를 노사분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노사 갈등은 전북도와 정석구 원장이 적자 해소 방법을 잘못 선택한 것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통분담과 직원 희생으로 적자를 탈피하려고 하면 악순환만 반복된다"며 "필수 공공 의료영역은 전북도가 책임을 지고 지원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고통분담은 직원이 아닌 행정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꼬집는 대목이다.
전북도는 최근 연 24억 원가량을 남원의료원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지방세 감면 2억 원과 공중보건의 임금
5억 원도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공익적 사업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원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병역 의무자인 공중보건의는 보건복지부에서 교부세로 나오는 것인데 전북도에서 지원항목이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방세 등 각종 부채도 남원의료원 의료설비 확충을 위해 생긴 것이다, 이자 2억 원을 감면한 것으로 남원의료원 의료서비스 향상에 책임을 다했다고 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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