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의 수입차 및 국산차 가격대별 보험료 비교(2013년 3월 11일 기준)
보험개발원
이와같은 수입차 수리비 '잔혹사'의 다음 과정은 이렇다. 비싼 '갑'의 수리비 덕분에 보험사 손해율은 상승한다. 보험료가 오른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그 불똥이 '을'에게도 튄다. 수입차 운전자만이 아니라 국산차 운전자 보험료도 인상된다. '갑'의 수리비, '을'이 메우는 격이다.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실에서 국내 5대 손해보험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4월부터 작년 3월까지 수입차 사고 한 건당 지급한 평균 수리비는 261만8000원이었다. 국산차의 경우는 평균 84만6000원이었다. 수리비가 3배 정도 더 비싼 것이다.
그런데 보험개발원 자료를 보면 수입차 보험료 수준은 수리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차량 가격 6260만 원인 BMW 520d의 보험료는 156만2000원. 에쿠스 VS380(차량 가격 : 6880만 원)의 경우는 99만5000원. 보험료 차이가 1.6배 밖에 나지 않는다.
차량 가격 4665만 원인 제네시스 BH330 모던스페셜에 비해 비슷한 가격대 수입차 평균 보험료 차이 역시 1.6배에 불과하다. 3천만 원 대 그랜저 HG330 노블의 경우는 보험료 차이가 '고작' 1.4배 수준이다. 수입차 수리비가 국산차의 경우보다 훨씬 비싼데도, 수입차 보험료는 그것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을'의 부담만 더욱 커져간다. 1997년 8월, 종전 2천만 원, 3천만 원 두 종류였던 대물배상 가입한도에 5천만 원, 1억 원짜리가 추가된다. 2012년 'S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계약 통계는 이렇다. 대물배상 1억 원 이상 가입자는 96%, 2억 원 이상 가입자도 전체 계약자의 절반이 넘는다.
두 기간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모두 비싼 외제차량 수리비 부담 가능성이 '을'에게 불리하게 작동했다는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연간 660억 원의 보험료가 수입차 때문에 낭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제차 수리비 '잔혹사' 올해는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