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10시 태평로 금융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시연
[기사 보강 : 26일 오후 4시 14분]3전 4기. 박근혜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사활을 걸었다. '일괄 매각' 원칙을 깨고 자회사들을 셋으로 쪼개 우리은행 몸집을 줄인 뒤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남상구·신제윤, 아래 공자위)는 26일 오전 9시 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방안을 의결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대로 우리금융지주 14개 자회사를 지방은행계열, 증권계열, 우리은행계열 등 3개 그룹으로 분리 매각하는 게 골자다.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보다는 조기 매각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과거 세 차례 실패를 거울삼아 정권 초기에 민영화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비싸게 파는 것보다 빨리 파는 게 중요"... 민영화 실현에 무게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3번에 걸쳐 민영화에 실패했는데 주가가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빨리 시장에 돌려주는 게 금융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공자위는 일괄매각 방식과 분리매각 방식이 (공적자금 회수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고 전문가들도 자회사를 먼저 매각하면 시장에서 원하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고 해 이번엔 시장이 원하는 것,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우리금융 주가도 전일대비 5.37% 오른 1만400원을 기록하는 등 이번 민영화 방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나타났다.
우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지주에서 분리한 뒤 예금보험공사에서 개별 매각하고, 우리금융은 '인기 매물'인 우리투자증권과 '비인기 매물'인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어 팔기로 했다. 개별 수요가 있는 우리F&I, 우리파이낸셜 지분도 같은 시점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방은행 계열은 당장 다음달 15일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며 증권 계열은 우리금융 이사회 결의가 필요해 한 달 정도 늦춰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방은행 계열 인적분할과 증권계열 최종인수자가 결정된 뒤 내년 1월부터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예금보험공사는 매각되지 않고 남은 증권계열 자회사와 우리카드,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을 우리은행과 합병해 내년 중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본체인 우리은행은 현재 매각하는 것보다 시차를 두고 매각하는 것이 매각가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자회사를 먼저 매각함으로써 매각 규모를 줄이고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어 잠재 인수자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적자금 7조 원 회수 달려... 덩치 커 '일괄매각'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