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전 국방장관이 지난 2007년 10월 2일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김장수 실장은 대선 국면에서 NLL 논란이 발생했을 때는 다른 발언을 하였다. 그는 <월간조선> 2012년 11월호와 인터뷰에서 "정문헌 의원이 주장하는 노 대통령의 NLL 발언이라는 것을 들어보면 노 대통령의 말투와 상당히 비슷하긴 해요"라고 말한다. 그가 2007년에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했던 말과 완전히 다른 말이다.
정문헌 의원 역시 당시 그의 발언의 신빙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남북정상회담 한 달여 뒤 열린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노무현 대통령도 NLL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뒷받침한다"며 김장수 실장의 발언을 그의 주장의 신빙성을 증명하는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김장수 실장은 "김일철의 코멘트가 정상회담 때 노대통령이 김정일에게 한 말인지, 정상회담 한 달 뒤 노대통령이 민주평통자문회의에서 한 연설을 북한이 한국언론에서 캐치해 인용한 것인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NLL 문제를 일으킨 정문헌 의원은 김장수 장관의 근거가 불명확한 발언을 자신의 허위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고, 김장수 장관은 자신이 했던 국회발언과 어긋나게 정문헌 의원의 허위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정문헌 의원과 김장수 실장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상대방의 불확실한 말이 사실이나 되는 듯이 보증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은 사실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선의 핵심이슈로 커져버렸던 것이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불편한 진실김장수 실장은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할 때 자신이 마치 NLL을 사수한 사람인 것처럼 각종 언론과 인터뷰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NLL을 지켜서 참여정부를 크게 도와줬다는 식으로까지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의 기록에 따르면 2007년 10월 12일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행 1차 회의가 열렸다. 그는 당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이었다. 이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NLL은) 사실상 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김정일 위원장한테 분명히 얘기했다. 그거(필자 주 : NLL) 지금 양보할 수가 없다. 지금 해결할 수가 없다. 분명히 얘기를 했다. 우리가 그걸 지금 테이블에 올려서 옥신각신해서 절대 해결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러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김장수 장관은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여타의 군사적인 신뢰조치에 대한 협의와 병행해서 해상불가침경계선(NLL), 그건 논의할 수 있다는 건 국방장관 입장에서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장수 장관의 이런 발언은 2012년 9월 박근혜 후보가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에 따르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2007년에 이미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NLL을 양보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들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선국면에서 정문헌 의원의 발언에 동조한 것이다.
남북대화 무산도, 대화록 불법공개도 손해날 짓 아니라는 생각기대했던 남북당국회담은 시작도 못하고 좌초했다. 게다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까지 공개되었다. 북한이 앞으로 국면주도를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남북대화 내용만을 공개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해줘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흔들리고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개념은 모호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성공을 바라는 국민이 많았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맞이한 첫 번째 시련은 올 봄 쏟아진 북한의 거친 말 폭탄이었다. 북한은 통일대전, 서울불바다, 워싱턴 불바다 같은 위협적인 언사를 퍼부었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뒷면에는 북한의 이런 위협적인 발언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국민들은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어도 이를 북한에 대한 혼내기로 받아들였다. 북한에 대한 불신이 최고점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남북회담전략 부실과 같은 것은 문제점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남북당국회담의 무산에 대해서도 정부는 손해날 거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만 올라갔다. 북한이 쏟아낸 말 폭탄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국내정치와 연결시켜버린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은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아도 북한에 대한 강경자세를 보이면 새누리당에 박수치는 사람들이 더 견고하게 결집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이 불법적으로 공개되었다.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는 향후 외교관계 파탄 내는 행위이다. 정상회담의 경우 최종 합의사항만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상회담의 구속력은 오로지 합의문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서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경우 외교관계에 불신과 악영향을 초래한다.
대선에서 NLL문제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이제 다시 대화록까지 불법적으로 공개했다. 아직도 손해날 짓 아니라는 생각이 정부여당에 자리 잡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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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서로 어울리는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어울릴 때 우리는 평화를 발견합니다. 남과 북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이 평화이고 통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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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장수' 김장수, 왜 정문헌 주장에 동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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