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희망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린다리씨.
린다리
린다 리: "재외국민 참정권 회복된 후 처음 진행된 대선이라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지난 5년 간 이명박정권의 실정과 부정부패로 정권교체의 심각성과 필요성도 컸고요. 그래서 해외유권자들의 투표인증샷을 모아 동영상을 제작해 투표독려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한 표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었습니다.
40시간을 넘게 버스를 타고 가서 한 표를 행사한 분도 계셨고, 또 대만에 투표소가 없어서 홍콩까지 1년 간 모은 용돈을 털어 비행기를 타고 가서 투표한 분도 계셨습니다. 저희 오빠는 대장암 3기로 투병 중이었는데, 제가 3시간을 운전해서 투표를 했습니다. 이 외에도 4-5시간 장거리 운전을 해서 투표소까지 가신 분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투표를 하고 관심 있게 한국의 18대 대선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투표 시작도 전에 윤정훈 목사가 이끄는 십알단 사건이 터지고, 또 연이어 국정원 여직원의 불법 댓글 사건이 터졌습니다. 불법선거 사무실을 차리고 새누리당이 준 임명장까지 나오고 불법선거 운동을 한 게 밝혀졌는데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만 떠들썩하지 한국의 주요언론과 공영방송에선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에릭신 : "십알단은 검찰 조사에서 윤 목사만 기소했을 뿐, 그 배후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십알단 자금 출처와 배후, 그리고 어느 정도 규모로 얼마 동안, 여론 조작을 실시했는지에 대한 검찰의 정확한 수사가 있어야 하고,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은 기소되어야 합니다. 국정원은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해 처음에 직원 개인이 한 것이라고 했다가, 업무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한 것이 밝혀지자 대북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거리에서 시위하는 힘 없는 시민들은 쉽게 연행·체포·구속을 하면서, 증거인멸을 수없이 한 정황이 있는 국정원 직원과 경찰간부들 중 어느 한 명도 증거인멸로 인해 체포 영장조차 청구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수사가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린다리 :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보면서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근무시간에 상부의 지시나 묵인 없이 혼자서 그런 일을 했다는 것도 믿기지 않을 뿐더러, 경찰과 선관위에서 나왔는데도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방에서 나오지 않는 걸 인터넷으로 지켜보며 참담한 심경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TV토론에 나와서 여성의 인권 운운하며, 문재인 후보에게 책임지라고 추궁을 하더군요."
에릭신 : "대선 후보 TV토론회 직후 경찰 발표는 조작임이 드러났습니다. 국정원 역시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 논평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합니다."
- 한국 내에서 볼 수 없는 진실이 외국에서는 더 잘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에릭신 : "한국은 의회가 양당 구조로 고착화 돼 있어 정당이 브리핑을 하면 언론이 그것을 바로 기사화하고 국민들이 그대로 믿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나 언론시장이 왜곡돼 있는 현실에서 국민들로서는 진실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좀더 중립적·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이 '5.16 과 12.12 등 청산하지 못한 과거의 연속선상에 있는 쿠데타'라는 견해에 동의하시나요? 에릭신 : "네, 총칼을 들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선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쿠데타입니다. 국민들 참정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사건입니다."
해외언론들이 더 주목한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