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매도 해변의 해송숲. 방사림으로 조성된 숲이 지금 명물이 됐다.
이돈삼
관매도 해변을 둘러싼 솔숲은 방사림(防沙林)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 함재춘이라는 사람이 처음 심었다. 오랜 세월 거센 바닷바람과 모래바람을 막아줬다.
지금은 건강과 치유의 숲으로 변신했다. 주민들이 남다른 관심과 열정으로 가꾸고 지켜 온 덕분이다. 한때 솔껍질 깍지벌레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슬기롭게 이겨냈다. 이 숲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됐다. 2010년 산림청에 의해서다. 면적이 10만㎡로 국내에서 가장 큰 해변 송림이기도 하다.
그 숲으로 들어간다. 수백 그루의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다. 키가 족히 20m는 넘어 보인다. 자태도 늠름하다. 경외심마저 든다. 고목을 타고 오르는 일엽초도 색다르다. 숲에 선 것만으로도 마음속까지 시원해진다.
발걸음을 이끄는 탐방로도 예쁘다. 소나무가 길 양옆으로 줄지어 서 하늘을 가리고 있다. 이제 발걸음을 시작했을 뿐인데 문명의 피로가 벌써 사라지는 것 같다. 솔숲 사이로 보이는 비취색 바다도 멋스럽다. 파도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솔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