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주물단지 도로 옆 풀잎에 엉겨붙어 있는 분진
심규상
- 생활상 어떤 피해가 있나.
"주물공단을 가동하기 시작한 지 약 20년이 지났다. 지금은 남풍이 부는데 가을부터 겨울에는 북풍이 분다. 그러면 역한 냄새가 말도 못한다. 북풍하고 상관없이 날씨가 흐려 기압이 낮을 때면 뒷산에 연기 같은 게 뿌옇게 띠가 형성된다. 비가 오면 처마가 (공단에서 날아온 쇳가루와 폐주물사로) 멀겋다. 지붕색깔도 달라진다. 북풍이 불 때면 머리가 아파서 들에서 일을 못한다. 이 자리에 있어도 골이 띵하다. 옷은 빨아도 누리끼리해진다. 그냥 입고 산다. 비닐하우스 위에도 까만 분진이 쌓인다. 기가 차다 . 결론을 말하겠다. 주물공장 옆에 살면 정말 괴롭고 어렵다."
- 행정기관에 신고는 해봤나?"아무 소용없다. 행정기관에서 와봐야 측정치를 내보이며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고만 한다. 머리가 아파 들일을 못하고 창문을 못 여는데도 수치상 아무 문제가 없단다. 만약 기준치 이상으로 나온다하더라도 어느 사업장에서 공해를 내품었는지 찾아낼 수 없단다. 사업자들은 주로 밤이나 휴일에 공해를 내품는데 행정기관은 휴일과 밤에는 안 나오려고 한다. 결국 행정기관에서는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
지역 경제나 주민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면은 없나."여기 일하는 사람들 중 지역 출신은 1%도 안 된다. 나머지는 대구시내에서 출퇴근한다. 여기는 외국인 근로자들만 몇 명 잔다. 설령 지역주민들을 고용한다하더라도 솔직히 깨끗한 좋은 일자리는 주민에게는 단 한 자리도 안준다. 험한 일만 돌아온다. 한 마디로 이익 보는 건 없고 손해 보는 것만 있다."
- 충남에서 온 주민들에게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막으라 마라 하지 않겠다. 다만 살면서 (주물공단 때문에) 너무 괴로움 많이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대충 반대하다 져서 우리처럼 살 것인지, 잘 싸워서 생활 환경을 지킬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충남에 들어오려는 주물공단 사업자들의) 사업을 방해하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말하는 거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주민이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칠십이 넘게 산 마을이지만 여건만 되면 당장 떠나고 싶어예! 사람 살 곳이 못 돼예!"현장 둘러본 주민들 "도지사에게 따지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