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반대"에 브라질 정부 항복, 교통요금 인상 철회

대규모 시위에 인상 철회 발표... 시위대,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 진입 무산

등록 2013.06.20 14:28수정 2013.06.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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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브라질 시위대의 컨퍼더레이션스컵 경기장 진입 시도와 경찰의 진압을 보도하는 영국 BBC

브라질 시위대의 컨퍼더레이션스컵 경기장 진입 시도와 경찰의 진압을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브라질 정부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철회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한국시각)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 주요 도시 당국은 대중교통 인상 방침을 철회했다. 이로써 다음 주부터 대중교통 요즘이 예전 수준으로 낮아진다.

페르난도 하다드 상파울루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 철회를 발표했다. 하지만 "(인상 철회는) 이미 계획된 도시 투자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7일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발표하자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오히려 시위는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17일에는 시민 25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더 나아가 브라질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최하는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을 반대하며 물가인상 억제와 공공 서비스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면서, 결국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주도 아래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방침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호세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노리고 있다.

FIFA 블래터 회장 "축구를 정치에 이용말라"


이날 브라질 북동부 도시 포탈레자에서 열린 브라질과 멕시코의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에서는 3만여 명의 시위대가 경기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충돌하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앞세워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경찰차를 불태우며 맞섰다. 브라질 정부는 컨페더레이션컵 경기가 열리는 다른 도시에도 경찰과 군 병력을 배치하고 보안을 강화했다.


그러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BBC에 따르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이날 브라질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축구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브라질 국민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축구를 볼모로 요구를 관철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월드컵 개최권은 브라질이 원해서 유치한 것"이라며 강조했다.

또한 "월드컵 개최를 위해 지어지고 있는 경기장과 고속도로, 공항 등 사회 기반시설은 월드컵 대회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브라질의 미래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헐크는 오히려 시위대를 지지하고 나섰다. 헐크는 "거리의 시위대를 보며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며 "그들은 옳은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가 귀기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시위 #컨페더레이션스컵 #브라질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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